"일번이냐 일본이냐"…민주당, 이번 총선도 '한일전' 프레임?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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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총선도 '한일전' 프레임 씌우는 민주
경기도당 포스터에 "일번이냐 vs 일본이냐"
주요 정치 이벤트 때마다 '반일몰이' 나서
오염수 논란 땐 이재명 '이순신' 만들어
與 "앞 아니라 뒤 보는 저열한 선거전략"
민주당 경기도당은 지난 11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총선 홍보 포스터를 올렸다. 포스터에는 이순신 장군 동상과 이토 히로부미 동상 사진에 "이순신 장군 일번이냐 vs 이토 히로부미 일본이냐"는 문구를 넣었다. 이순신 장군은 민주당 후보 기호인 파란색 숫자 1을 칼 대신 들고 있다.
이 포스터에 민주당 지지자는 "와 아이디어 끝내준다"는 댓글을 달았다. 포스터에 이토 히로부미 동상 옆에는 작은 글씨로 '인재?'라고도 쓰여 있다. 이는 최근 지역 행사에서 인재 육성과 장학사업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토 히로부미 일화를 소개했다가 논란을 빚은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을 저격한 것이다.
2019년 7월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 동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취하자, 우리나라에는 반일 감정이 확산했다. 이후 민주당 정치인들은 2020년 총선을 기점으로 중요 정치 이벤트마다 '한일전'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21대 총선에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은 아예 선거 포스터에 "21대 총선은 한일전이다"라는 문구를 적었다. 2022년 대선 때도 민주당 지지자를 중심으로 '한일전' 프레임이 등장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진행된 같은 해 10월 민주당 지도부는 반일 몰이에 노골적으로 앞장섰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경축. 한일전 축구 우승 금메달"이라며 "내년 한일전 총선도 이겼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한일전 축구 승리! '금메달', 한일전 야구 승리! '금메달'"이라고 했다. 야구 결승은 대만과 치렀는데도, '한일전'이라고 쓴 것이다. 당시 일각에서는 "반일 감정을 맹목적으로 자극하다 야구 결승 상대로 헷갈린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랐다.
김연주 시사평론가는 "진보, 좌파 진영의 기본적 이념이 반미, 반일, 친북 체제 아래 있다 보니, '반일'은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이 가장 치트키처럼 꺼내 쓸 수 있는 그런 카드라고 본다"며 "상대 진영 후보의 친일 논란 발언은 따끔하게 일침을 가해야겠지만, 그걸 꼬투리 잡아 총선에서 유리하게 끌고 가고자 하는 생각이라면 민주당이 큰 오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