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우크라이나 재건만큼 중요한 '유리 공급'…아이톡시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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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아이톡시'에 주목
주식투자자라면 일상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가 많다. 피터 린치도 같은 조언을 했다. 그는 "약간의 신경만 쓰면 동네 쇼핑 상가 등에서 월스트리트 전문가들보다 훨씬 앞서 굉장한 종목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다가오면서 우크라이나 재건이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전쟁으로 인해 자국 내 판유리 생산 시설이 전무한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고, 시가총액은 작지만, 우크라이나 현지 업체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판유리 공장 설립을 계획하고 있는 아이톡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이톡시는 1997년 설립, 2002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게임 퍼블리싱 전문기업이다. 현재 라살라스, 슈퍼걸스 대전, 드래곤라자 온리진 등의 게임을 국내 및 대만, 베트남 등에 론칭해 운영 중이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케어마일은 글로벌 무역회사로 의료기기, 화장품, 생활용품 등의 유통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며, 2020년 유상증자를 통해 동사 2대 주주가 됐다. 이후 지난해 12월 기존 최대 주주였던 플러그박스 지분을 인수하며 최대 주주가 됐다. 현재 아이톡시는 기존 게임사업 외에도 케어마일이 진행하던 의료기기 유통 및 커머스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2024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아이톡시는 매출액 135억원(-30.9%, YoY), 영업적자 67억원(적자 지속)을 기록했다.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은 게임 및 플랫폼 85.3%, 기타 14.7%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시기 진단키트 유통으로 커머스 사업 부문 매출이 급증했으나, 엔데믹 이후 관련 매출이 급감한 상황이다. 2022년 론칭한 드래곤라자가 꾸준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작년 론칭한 라살라스도 매출에 기여하고 있다.
자체 개발 마케팅 플랫폼 광고 효과 확인
아이톡시는 자체 개발한 마케팅 플랫폼 ‘인플링커’를 통해 효율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인플링커는 게임 인플루언서의 추천인 코드로 유입된 유저들의 결제액 일부(5~6%)를 인플루언서들에게 로열티로 지급하는 시스템이다. 이로 인해 기존 선불형 마케팅 대비 높은 효과를 확인했다. 드래곤라자 오리진은 2022년 말 인플링커 적용 이후 월 매출이 약 1억원에서 44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현재 국내 8개, 대만과 베트남 등 총 3개의 게임이 인플링커를 적용해 론칭됐다. 이 밖에도 다양한 신작 론칭을 통한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
한국기업 최초 현지법인 설립...우크라이나 재건 본격화
우크라이나 재건 및 복구 비용은 향후 10년간 총 약 684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22년 말 추산된 578조원보다 증가한 수치로 현재는 이보다 더 큰 재건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재건 비용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주택(전체 17%)이며, 운송(15%), 상업 및 산업(14%), 농업(12%), 에너지(10%), 사회 보호 및 생계(9%), 폭발 위험 관리(7%) 순이다. 아이톡시의 전봉규 대표이사는 2000년대 초반부터 우크라이나 방송국과 미디어 사업을 진행하면서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지역 네트워크를 활용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한국기업 최초로는 지난해 말 현지 JV 설립을 완료했다. 우크라이나 합작법인 ITOXI UA는 오데사 주 정부 수석국장 출신인 로만 그리고리쉰(Roman Grygoryshyn)과 합작을 통해 설립됐으며, 출자 비율은 51대 49다. 현재 로만 그리고리쉰은 우크라이나 상공회의소(UCCI) 한국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UCCI 한국위원회는 150여개의 현지 대기업을 중심으로 양국 경제 협력 등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아이톡시는 현지 재건사업의 일환으로 판유리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우크라이나는 원재료인 고순도 규사의 매장량은 많지만, 생산 시설이 부족해 전쟁 전에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 판유리 수요의 70%를 조달했었다. 그마저도 현재는 도네츠크 소재 글래스코메르츠 판유리 공장이 러시아에 점령당하면서 우크라이나 내에 판유리 생산 시설은 전무한 상황이다. 해당 공장은 2026년 2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일일 생산량은 우크라이나 국가 전체 유리 수요의 약 30~4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주주 변경으로 과거 상장폐지 리스크 해소
아이톡시는 과거 여러 차례 최대 주주가 변경되며 거래정지 및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으나, 케어마일로 최대 주주가 변경된 이후 안정적인 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과거 발생한 배임 및 횡령 관련 소송에서도 일부 승소했으며, 매년 감사보고서 적정을 받고 있어 상장 폐지 리스크는 해소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