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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입틀막' 정치

‘입틀막’은 원래 ‘남의 입을 틀어막는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오히려 놀라움과 감탄 등으로 벌어진 입을 자기 손으로 가리는 행동에 대한 애교 섞인 표현으로 주로 쓰였다. 이 말의 쓰임새가 결정적으로 달라진 건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이 애용하면서다. 진보당 국회의원, 의사단체 회장, KAIST 졸업생이 윤석열 대통령 참석 행사에서 소리를 지르다가 경호원에게 입을 막혀 끌려 나간 사건이 계기가 됐다. 과잉 경호 논란으로 끝날 일이었지만 총선을 앞둔 민주당이 호재를 놓칠 리 없었다. 국민의 입을 틀어막는 ‘입틀막 정권’이라고 맹공을 퍼부었고 ‘불통 정부’라는 낙인을 찍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요즘 들어 공수(攻守)가 바뀌었다. 민주당이 이제는 ‘입틀막 정치’의 당사자로 비판받고 있다. “내란 선동 가짜뉴스를 퍼뜨리면 고발하겠다”는 말로 ‘카톡 계엄’ 논란을 일으키며 카카오톡 사용자들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당 지지율이 떨어지자 여론조사 검증 특위를 설치하고, 법안까지 발의했다.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동영상을 올린 한국사 일타강사를 구글에 신고하기도 했다. 그렇게 강조하던 표현의 자유는 우리 편에 유리할 때만 작동한다.

이재명 대표는 한술 더 떴다. 얼마 전 6대 은행장을 소집한 이 대표는 한 매체의 이름을 거론하며 은행권의 광고 집행 상황을 물었다고 한다. ‘중국 간첩, 한·미 부정선거 개입’이라는 기사를 실은 매체다. 공교롭게도 간담회 다음날부터 이 신문 1면 제호 옆에 수년째 들어가던 모 금융그룹 광고가 빠졌다. 이 금융그룹은 “예정됐던 일”이라며 부정했지만, 광고주를 통한 언론 길들이기 의혹이 짙다. 그는 어제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은행권과 농담한 얘기” “(신문의 정체를) 알고 광고했는지 궁금해서 한 번 물어본 것”이라고 했다. 누가 봐도 ‘압박’으로 느껴졌을 텐데, 논란이 되자 ‘농담’ 운운하는 건 그 특유의 화법 그대로다. 경호원의 우악스러운 손보다 더 위험한 건 민주당식 ‘스텔스 입틀막’일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훨씬 더 치밀하고 교활하게 반대 의견을 틀어막고, 민주주의를 질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태 논설위원 inue@www5s.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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