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中에 다 뺏긴다"…'딥시크 쇼크'에 돌변한 오픈AI [송영찬의 실밸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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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트먼 "그동안 길 잘못돼"
딥시크, 오픈AI의 '대전환' 촉매제 되나
올트먼 "오픈소스 전략 찾아야 한다고 생각"
현재 폐쇄형 AI 모델인 챗GPT를 장차 오픈소스로 공개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그는 “오픈AI의 모든 직원이 이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고 최우선 순위도 아니다”고 단서를 달면서도 “나는 우리가 역사적으로 잘못된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올트먼 CEO는 그동안 AI의 안전성을 내세우며 챗GPT를 폐쇄형 모델로 운영하는 걸 고집해왔다. 설립 취지로 ‘인류의 이익’을 내걸고 AI 연구 관련 데이터를 공개하겠다고 한 당초 약속과는 달랐다. 그의 이러한 고집에 오픈AI의 초기 창립멤버였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018년 오픈AI를 떠났고, 지난해 자신이 세운 xAI의 AI 모델 ‘그록’을 오픈소스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방인 미국에서조차 딥시크가 주요 앱마켓에서 챗GPT를 누르며 AI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에 돌연 180도 달라진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입장 선회 배경에는 중국 기업들이 자사 AI 모델을 발전시키기 위해 대대적으로 활용한 증류도 있다. 증류는 더 큰 모델의 출력을 사용해 더 작은 모델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뜻한다. 오픈AI는 그동안 오랜 시간에 걸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입해 AI가 엄청난 양의 원시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도록 하며 모델을 발전시켜왔다. 그런데 딥시크가 증류 과정을 통해 단시간 내 적은 비용만으로 오픈AI의 모델을 사실상 베꼈다는 정황이 드러나며 결국 막대한 투자가 경쟁사에 발판만 제공했다는 회의감이 팽배해졌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 업계에서는 “아무리 최첨단 기술이라도 추격하는 경쟁자보다 가격이 8배 비싸다면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는거냐”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서둘러 저가 모델까지 출시
‘딥시크 쇼크’라는 발등의 불에 오픈AI는 31일 추론 특화 AI 모델의 경량형 버전 ‘o3 미니’를 서둘러 출시했다. 지난해 12월 벤치마크(성능 평가)를 공개한 지 한 달 만이다. o3 미니의 가격은 직전 경량형 추론 모델인 o1 미니와 비교해 63% 떨어졌다. 딥시크가 ‘가성비’를 앞세우자 이에 대항해 가격 경쟁력을 높인 것이다. 올트먼 CEO는 “o3 미니는 직전 모델 대비 응답 속도와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