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률·범죄피해율 모두 10년만 최대…한국인 삶 만족도 하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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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24일 발간한 ‘국민 삶의 질 2024’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 국민들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 점수는 6.4점으로 전년(6.5점) 대비 감소했다.
범죄피해율은 2012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가장 높게 나타났다. 범죄피해율이란 특정 기간동안 한 번이라도 범죄피해를 당했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을 뜻한다. 통계청은 이를 기반으로 10만명당 범죄 발생건수를 추정하는데 2022년 해당 건수는 6439건을 기록했다. 2020년(3806건) 대비 70% 증가한 수치다.
범죄유형별로는 재산범죄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2020년 2928건에 불과했던 재산범죄는 2022년 5397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2014년~2020년까지 10만명당 범죄피해건수가 4000건 미만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범죄피해율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특히 보이스피싱 등 사기범죄 피해건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폭력범죄 역시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10만명당 388건이었던 폭력범죄 건수는 2018년 566건, 2020년 878건에서 2022년 1041건으로 늘어났다. 안전에 대한 전반적 인식도 덩달아 낮아졌다.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매우 안전’, 또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2022년 33.3%에서 2024년 28.9%로 하락했다.
2023년 10만명당 자살률은 27.3명으로 2013년(28.5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남성 자살률이 2022년 35.3명에서 2023년 38.3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성 자살률도 15.1명에서 16.5명으로 늘어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높은 자살률로 사회 전반의 활력이 약해지고 있다”며 “특히 한국은 OECD 국가들 중 노인 자살률이 매우 높은 국가로, 독거노인이 느끼는 우울감과 외로움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비 부담도 역시 상승했다. 가정 경제 부담에 자녀 교육비가 ‘매우 부담스럽다’ 혹은 ‘약간 부담스럽다’고 답한 비율은 2022년 57.7%에서 2024년 60.9%로 올라갔다. 가구주 연령별로는 50대 가구주의 부담도가 62.9%로 가장 높았다.
또 우리나라 국민들의 여가시간은 감소 추세인 반면 근로시간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루에 갖는 여가시간은 2021년 4.4시간, 2022년 4.2시간, 2023년 4.1시간으로 3년 연속 줄어들고 있다. 반면 2023년 월 기준 근로시간은 157.6시간으로 전년 대비 2.7시간 증가했다.
유엔 산하 지속가능발전해법 네트워크(SDSN)가 2022년 발간한 세계 행복 리포트(World Happiness Report)에 따르면 OECD 국가들의 평균 삶의 만족도는 6.69점으로 집계됐다. 해당 보고서 기준 한국보다 만족도가 낮거나 비슷한 나라는 콜롬비아(5.8점), 그리스(5.9점) 등이 있다.
남정민 기자 peux@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