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하루 만에 보복카드…"일부 美 제품에 15% 추가 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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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다시 격화
양국 정상 회담 가능성 불투명
4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이 중국산 제품 전체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서 20%로 인상한 데 대한 대응 조치”라며 “대두, 소고기, 과일 등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닭고기와 면화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최대 15%까지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두 배로 인상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미국은 중국의 불법 펜타닐 유입 차단 노력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관세를 올렸다.
중국 상무부는 추가적인 보복 조치도 발표했다. 방위산업 및 건설업과 관련된 미국 기업 10곳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은 중국 내에서 거래 제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 추가 관세 부과 결정을 철회하고, 대화 테이블로 돌아오길 촉구한다”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통해 국가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에도 외환 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위안화는 역외 시장에서 달러 대비 0.3% 상승한 7.2828위안을 기록했으며, 역내 시장에서도 0.1% 오르는 데 그쳤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할 의사를 밝혔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양국 정상 간의 직접적인 협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국의 이번 대응이 미국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국의 주요 농산물 수출 품목인 대두와 소고기 등에 대한 관세 부과는 농업계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중국은 미국의 10% 관세 부과에 대응해 유전자 분석 기업인 일루미나 등 미국 기업을 제재하는 등 맞대응 수위를 점진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국 간 무역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며,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혜인 기자 hey@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