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지주사·은행 사외이사 겸직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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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부터 이어진 관행 타파우리금융그룹이 2019년 지주사 체제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지주사와 은행 간 사외이사 겸직 관행을 깨기로 했다. 독립된 사외이사진을 구축해 내부 통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다.
이달 주주총회서 선임하기로
"독립적 이사회 체제 구축할 것"
당국의 '겸직 해소' 권고 반영
과점주주 몫 이사 확대 지적도
2019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우리금융은 이사진을 꾸리면서 총 3명의 사외이사에게 지주사와 은행을 동시에 맡겼다. 이후 줄곧 2~3명의 사외이사에게 두 회사를 겸직하도록 한 독특한 이사회 구조가 관행처럼 굳어졌다. 민영화 과정에서 구축된 과점주주 체제도 이사진 구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각 과점주주는 사외이사 추천권을 갖고 있다. 실제 과점주주인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푸본현대생명, 유진 PE 등은 자신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를 이사진에 포함해왔다.
당국은 오랜 관행이 우리금융의 내부 통제 독립성을 해치고 있다고 봤다. 권고 사항을 받아 든 우리금융은 지난달 새 사외이사 선임 계획 등 ‘지배구조 관련한 조치 요구사항’에 대한 계획 보고서를 지난달 제출했다. 후속 조치로 이달 주총을 통해 지주사와 은행의 사외이사를 대폭 교체하고 나선 것이다.
우선 우리금융은 총 7명의 사외이사 중 임기가 만료되는 5명 가운데 4명을 한꺼번에 바꾸기로 했다.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이영섭·이강행·김영훈·김춘수 이사가 추천됐다. 지배구조 연속성과 안정성을 고려해 푸본현대 측 추천 이사인 윤인섭 이사는 재선임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사외이사는 지주사와 별도로 구성된다. 지주사 사외이사를 맡아온 윤수영(전 키움증권 부사장), 신요환(전 신영증권 대표) 이사는 은행 사외이사를 맡는다. 사외이사는 기존 5명에서 6명 체제로 확대된다. 이번 주총을 통해 박원상 전 한국투자증권 베트남 법인장, 안숙찬 덕성여대 회계학과 교수가 새롭게 이사진에 합류할 예정이다. 작년 12월에는 은행연합회 출신 이경희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이 사외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다만 전 지주사 사외이사를 은행 사외이사로 바로 이동시키는 게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과점주주들이 지주사와 은행에 사외이사를 각각 배치하면서 과점주주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측면도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사회 연속성 차원에서 불가피한 조치”라며 “과점주주는 지주사 사외이사 1인 추천권을 갖고 있을 뿐 은행 사외이사는 별도 추천위원회를 통해 구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