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물가 장난 아닌데' 초초초저가…직장인들 '난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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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6000원대 가성비 도시락
저렴한 가격에 주변 직장인 점심 해결
지난 7일 정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한솥도시락(한솥) 플래그십 스토어 안. 이 주변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전모 씨(26)는 매장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주변 식당 가격대가 워낙 높다 보니 이전에는 항상 도시락을 챙겨 다녔다”며 “이 동네에서 밥 한 끼 먹으려면 기본 2만원은 줘야 한다”고 했다.
전 씨의 말대로 이 지역에서 식사를 하려면 2만원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식사 후 자리를 옮겨 커피까지 즐기려면 지출이 더욱 늘어난다. 강남은 원래 외식 물가가 높은 곳이지만, 청담동은 그중에서도 비싼 편에 속한다.
공사장 인부부터 명품매장 직원까지 다 몰린다
이날 동료와 함께 점심을 먹으러 나온 명품 매장 직원 기모 씨(30대)는 주 5일 모두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단골손님이다. 기 씨는 “청담동이다 보니 물가가 상당해서 식사하려면 멀리 나가야 한다”며 “거리와 가격대를 고려했을 때 여기가 가장 적절해서 자주 오는 편”이라고 했다.
점심뿐만 아니라 아침까지 해결하는 직장인들도 많다. 이 근방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손모 씨(40대)는 “일주일에 세 번은 와서 아침을 해결한다”며 “주변에 아침밥 먹을 곳이 마땅하지 않은데 여기서 저렴하고 든든하게 식사를 챙겨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명품거리 한복판서 가성비 도시락 매장 자리잡은 이유
2층 한쪽에는 한솥의 역사를 담은 아카이브 공간도 마련돼 있다. 이곳은 단순 전시 공간을 넘어 휴식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실제 이날 일부 손님들은 소파에 앉아 통화를 하거나 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솥 측은 청담동에 본사를 설립한 이유로 지리적 이점, 편한 식사 공간 제공, 외국인 손님 유치 등을 꼽았다. 오피스 상권이 밀집한 강남에 위치해 업무적으로 편리할 뿐만 아니라, 주변에 회사는 많지만 직장인들이 마땅히 식사할 곳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성수, 가로수길 등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지역과도 가까워 고객층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한솥 관계자는 “내국인 고객뿐만 아니라 외국인 고객들까지 누구나 편히 방문해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소개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