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엔진 빅2 "5년치 일감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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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엔진, 올 누적 수주 8452억국내 ‘선박엔진 빅2’ 제조사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엔진에 5년 치 넘는 일감이 쌓여 있다. 중국 조선사에서도 선박엔진 주문이 밀려 들어오고 있다.
두 달여 만에 작년 수주액 절반
HD현대重도 2029년까지 확보
中 LNG船 엔진 고장 반사이익
실제로 한화엔진은 최근 아시아 조선사와 2160억원어치 엔진 납품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서 기한은 2029년 6월이다. 업계는 중국 후둥중화 등에서 만드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 장착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엔진이 공시한 올해 누적 수주액은 10일 기준 8452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수주액(1조6490억원)의 51.3%를 두 달여 만에 채운 것이다.
HD현대중공업에도 일감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HD현대중공업도 이미 2029년 치 납품 물량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월까지 HD현대중공업의 선박엔진 수주액은 11억7900만달러(약 1조7008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연간 수주액(42억900만달러·약 6조719억원)의 약 3분의 1이다.
‘선박의 심장’으로 불리는 선박엔진은 초대형 내연기관이다. 17만4000㎥급 대형 LNG 운반선에 들어가는 디젤 엔진 기준으로는 길이 26m, 높이 15m에 이른다.
한국 선박엔진이 잘나가는 배경에는 선주들의 선택이 있다. 선주들이 조선사에 선박 주문을 넣을 때 주요 기자재를 고를 수 있는데, 선주들이 한국산 엔진을 선택한다는 얘기다.
이런 흐름은 중국 조선사가 건조한 LNG 운반선이 잇따라 고장 나면서 가속화됐다. 중국 후둥중화가 건조한 CESI 글래드스톤호는 2018년 엔진 고장으로 태평양 한가운데서 고장 나 폐선됐다. 이후 중국 조선사들도 선주의 신뢰를 얻기 위해 한국산 선박엔진을 찾았다.
쏟아지는 일감에 국내 선박엔진 제조사는 친환경 엔진 등 고부가가치 제품 영업으로 옮겨가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한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는 국내 선박엔진 제조업체의 수익성을 더욱 좋아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원/김형규 기자 jin1@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