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장·검사 탄핵심판 13일 선고…尹은 늦춰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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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심하는 헌재…尹 변론종결 2주째 선고일 안 잡아
최재해 '尹관저 이전 감사 부실'
검사 3인 '김여사 봐주기' 의혹
직무 정지된 지 98일만에 결론
檢 내부 "기각될 듯" 복귀 준비
尹 탄핵선고 18일·21일 거론
이틀 연속 선고할 확률 낮아
尹측, 변론재개 요청은 안할 듯
헌재는 지난달 25일 윤 대통령 탄핵사건 변론을 종결한 뒤 2주째 선고기일을 잡지 않고 있다. 재판관들의 숙고가 역대 전·현직 대통령 탄핵심판을 통틀어 최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감사원장·검사 탄핵 98일 만에 선고
이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지난해 12월 5일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통과됐다. 헌재에 탄핵안이 접수돼 이들의 직무가 정지된 지 98일 만에 결론이 나는 셈이다.
감사원장이 탄핵소추된 것은 헌정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최 원장이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감사를 부실하게 처리했고, 국정감사 과정에서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는 점을 탄핵소추 사유로 들었다. 최 원장은 지난달 12일 열린 변론에 직접 출석해 “사실과 다르거나 일방적이고 왜곡된 주장”이라며 이를 모두 부인했다. 변론은 하루로 마무리됐다.
이 지검장 등 검사 3명은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불기소 처분했다는 이유로 탄핵소추됐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탄핵 시도 역시 사상 최초다. 이 지검장은 지난달 24일 변론에 출석해 “증거와 법리에 따라 사건을 처리했다”며 최후진술을 했다. 검찰 내부에선 기각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 지검장 등이 직무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尹 탄핵 선고 18일 또는 21일 거론
최 원장과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기일이 잡히면서 이르면 이번주로 예상된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결론은 다음주에나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법조계에선 선고일로 18일이나 21일을 유력하게 거론한다.과거 노무현·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경우 변론 종결 2주 뒤 금요일에 선고가 난 전례에 비춰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11~12일께 선고기일이 통지되고, 14일께 선고가 내려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헌재가 주요 사건 심리 때 이틀 연속 선고기일을 잡은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 사건이 이번주 마무리되지 못할 거라는 예측에 힘이 실리게 됐다.
헌법재판관들은 지난달 25일 변론 종결 이후 이날까지 14일째 수시로 평의를 열며 결정문 내용을 가다듬고 있다. 전직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 종결부터 선고까지의 기간(노무현 14일, 박근혜 11일)을 이미 넘겼다. 헌재는 평의의 구체적인 일정과 안건, 진행 단계 등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다.
윤 대통령 내란 혐의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윤 대통령 구속을 취소한 것이 탄핵심판에 막판 변수가 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법률상 탄핵심판과 형사재판은 별개지만, 윤 대통령의 ‘관저 정치’가 여론을 흔들어 조기 대선 일정과 맞물려 있는 탄핵심판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법원이 탄핵심판 선고보다 먼저 구속취소 결정을 내린 것은 재판 절차의 적법성에 관한 메시지를 주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고 했다.
석방을 계기로 윤 대통령 측에서 변론 재개를 요청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각하·기각 가능성을 고려해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관련 질의에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했다.
장서우 기자 suwu@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