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쇼크 덮친 건설사…'4월 도미노 부도설' 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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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산엔지니어링 등 중견업체 열흘간 6곳 법정관리
악성 미분양 11년 만에 '최악'
올해 종합건설사 109곳 폐업
◇미분양·미수금에 자금난 가중
지방 중소·중견 건설사의 위기감은 심각한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부도가 난 건설사 29곳 가운데 86.2%인 25곳은 지방 업체였다. 미분양뿐만 아니라 인건비·자재비 상승에 따라 늘어난 공사비도 여전히 중소·중견 건설사에 큰 부담이다. 공사를 마친 사업장에서도 돈을 제때 받지 못해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기 일쑤다. 지난 1월 시공능력평가 58위 신동아건설을 시작으로 대저건설(103위) 삼부토건(71위) 안강건설(116위) 대우조선해양건설(2023년 기준 83위) 삼정기업(114위) 삼정이앤시(122위) 벽산엔지니어링(180위) 등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유다. 삼부토건의 부채비율은 838.5%, 신동아건설은 428.8%에 달했다. 적자가 거듭되자 늘어나는 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회생법원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건설사 폐업도 급증하는 추세다. 국토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2월 폐업을 신고한 종합건설업체는 109곳으로 집계됐다. 전문건설업체까지 포함하면 폐업 신고한 곳은 634곳으로 늘어난다.
◇엄습하는 줄도산 공포
문제는 앞으로도 이렇다 할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PF 대출 부실과 건설 인허가 감소, 미분양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탓이다.건설업계에선 12월 결산법인이 실적을 공시하는 다음달 중견 건설사의 연쇄 부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4월 위기설’까지 대두되고 있다. ‘약한 고리’로 여겨지는 지방 중견·중소 건설사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협력업체 등의 2, 3차 부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 투자가 갈수록 줄어드는 것도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건설 투자 지표를 보여주는 올해 1월 건설기성(공사 실적)은 건축(-4.1%)과 토목(-5.2%) 모두 작년 12월보다 감소했다.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째 줄었다. 건설기성은 1년 전보다 무려 27.3% 줄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0월(-27.6%) 후 26년3개월 만에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도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건설사의 수익성 악화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정부는 사업성이 있는 프로젝트 중심으로 정책적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