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상가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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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17
경매 낙찰가율 50%도 안 돼상가와 지식산업센터 경매시장은 아파트와 달리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내수 경기 침체로 임차인 구하기가 어려워 반값에 나와도 낙찰자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지식산업센터 낙찰률 30%대
16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업무·상업시설 경매 진행 건수는 5759건이었다. 2010년 1월(5911건) 후 최대 규모다. 코로나19 때부터 이어진 고금리 여파로 업무·상업시설의 수요가 줄며 경매 물건이 누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가만 보면 지난달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의 낙찰률은 15~16%대를 기록했다. 경매에 나오는 물건 중 낙찰되는 상가가 열 건 중 두 건도 안 된다는 얘기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서울과 인천이 각각 50.8%와 46.7%를 기록했다. 인천에서 낙찰가율 상위 10개 물건 중 4개의 낙찰가율이 50%대였다. 서구 마전동의 한 상가는 최초 감정가(8000만원)의 절반 가격인 4050만원에 매각됐다. 응찰자도 대부분 한두 명에 그쳤다. 경기(52.7%)는 수도권 중에서는 비교적 낙찰가율이 높았는데, 일부 상가가 고가에 매각된 영향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식산업센터도 상황은 비슷하다. 경기에서는 지난달 142건의 경매가 이뤄졌다. 지난해 10월 113건을 기록한 뒤 5개월 연속 100건을 웃돌고 있다. 낙찰률은 35.9%로 올 1월(27.8%)보다 다소 나아졌지만, 지난해부터 3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천은 경기에 비해 경매 진행 건수가 더 적다. 지난달 열 건이 나왔는데 네 건만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58.6%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졌지만 상가와 지식산업센터는 오피스 및 오피스텔과 달리 임차 수요가 적어 한동안 시장 회복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업체 부동산플래닛이 주소 및 건축상태가 확인된 수도권 지식산업센터 1113곳의 거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거래량은 598건으로 3분기(855건)보다 30.1% 감소했다.
이 중 경기도에서만 399건이 거래됐다. 수도권 지식산업센터의 거래금액은 2331억원으로 2년 만에 3000억원대에서 20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3.3㎡당 가격은 3301만원에서 2230만원으로 떨어졌다.
한명현 기자 wise@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