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채 240조 쏟아진다…'글로벌 세일즈' 나선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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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이달 말 글로벌 IB 100곳 대상 투자설명회
국채 발행액 역대 최대 규모
금리 상승땐 자금시장 악영향
홈플러스 여파 채권시장도 혼란
WGBI 편입에 70조 들어오지만
정부, 자금유입 전 선제대응 나서
외국계 액티브 투자자 적극 공략
◇11월까지 국채 금리 인상 막자
기재부가 국고채 세일즈에 적극적으로 나선 건 수급 기반 우려 때문이다. 올해 국고채 발행 한도는 197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여기에 올해 원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발행 한도가 20조원으로 잡혀 있다. 15조~30조원으로 논의되는 추경 편성 여부에 따라 발행액이 약 240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추경 재원은 전액 적자 국고채로 조달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지난해(158조원)보다 발행액이 80조원가량 증가하는 셈이다.
국고채 발행량이 늘면 그만큼 국고채 금리는 오른다. 국고채 금리 상승은 시장 금리 상승으로 직결돼 자금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여기에 증권사·은행 등 국채 프라이머리딜러(PD)가 국고채 입찰 과정에서 짬짜미했다는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는 점도 악재다. 일시적으로 PD의 입찰 수요가 위축될 수 있어서다. 홈플러스의 회생 신청 후폭풍으로 채권 시장에서 리테일(개인투자자) 수요가 흔들리는 것도 정부로서는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추경이 국채 투자 기회 제공하나
기재부는 연말에 WGBI를 추종하는 패시브(지수 추종) 자금 500억달러(약 70조원)가 국채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본다. 문제는 그 전에도 국채 발행이 계속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이번 IR을 통해 액티브 투자자를 최대한 국채 시장으로 끌어들이려고 하는 이유다. 정부 관계자는 “액티브 투자자와 함께 그동안 한국 국채를 담지 않던 중국, 호주, 일본 기관투자가를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국채 금리가 많이 낮아진 상태여서 개인투자자에게는 투자 매력이 크지 않지만 오히려 추경이 저가 매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추경 변수로 2분기에 국채 금리가 살짝 반등할 수 있다”며 “WGBI 효과로 하반기에 외국인 자금이 본격 유입되면 장기물 위주로 금리가 내림세(국채 가격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재부는 올해 개인투자자용 국채를 1조3000억원어치 발행할 계획이다. 지난달 처음 선보인 5년 만기 국채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특히 높다. 이 채권은 만기 보유 시 수익률(세전 기준)이 약 16%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분리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