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H' 하나가 ETF 수익률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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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헤지·환노출 상품 격차 커져국내 증시에 상장된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중 환노출형 수익률이 환헤지형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부터 원화 약세가 가속화하면서다.
노출형이 평균 3.5배 더 높아
업계 "환율 변동성 확대 유의"
삼성자산운용 ‘KODEX 미국S&P500’ ETF의 환노출형 상품은 1년 동안 21.22%의 비교적 높은 수익을 거뒀다. 같은 상품의 환노출형 수익률은 7.9%에 그쳤다. 1년 수익률이 플러스와 마이너스로 엇갈린 사례도 있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 30년국채액티브’ ETF가 대표적이다. 환노출형의 1년 수익률이 5.1%인 반면 환헤지형은 -5.55%였다.
환노출형 상품은 환율 흐름을 그대로 반영하는 게 특징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기에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상품명에 ‘(H)’가 붙는 환헤지형은 환율을 미리 고정한다. 요즘 같은 달러 강세장에선 수익이 덜 날 수 있다.
최근 들어 환헤지형 상품 출시는 뜸해지는 추세다. 환헤지형 미국 주식형 ETF는 2023년 9개 나왔는데, 작년 4개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 2개만 출시됐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과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겹쳐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환노출형 상품 수익률이 흔들릴 수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50전 오른 1453원40전(오후 3시30분 기준)을 기록했다. 1450원대 환율은 1998년 1분기 후 최고 수준이다.
양지윤 기자 yang@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