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카놀라유와 LMO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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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놀라유의 원재료인 유채는 대표적인 유전자변형농산물(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로 꼽힌다. 원래 유채 기름은 심장질환이나 암을 유발하는 에루스산이 들어 있어 식용이 아니라 공업용으로 쓰였다. 1970년대 캐나다 과학자들이 품종 개량을 거쳐 에루스산이 적은 유채유(카놀라유)를 개발해 식용이 가능해졌다.
농촌진흥청이 GMO의 한 종류인 ‘번식 가능한 유전자 변형 농산물’(LMO: Living Modified Organism) 감자에 대해 재배 안전성 적합 판정을 내려 주목받고 있다. 미국 농업회사 심플로트가 LMO 감자인 ‘SPS-Y9’ 품종의 식용 수입을 요청한 지 7년 만이다. GMO는 LMO와 Non-LMO로 나뉘며 LMO는 번식이 가능한 농산물을 말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체 위해성 평가를 통과하면 국내로 들여올 수 있다. 이번에 적합 판정을 받은 감자는 ‘튀김’에 특화한 품종이다. 감자를 자른 후 나타나는 갈변 현상을 줄이면서 튀겼을 때 발암 물질도 덜 나오게 개량했다는 게 심플로트 측의 설명이다. 이와 별개로 지난달 미국 바이오산업협회 등은 한국 정부의 까다로운 LMO 심사 절차를 ‘비관세 장벽’으로 지목하는 의견서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했다.
지금까지 인체에 해롭다는 연구 결과는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몇몇 농민단체는 독성물질 축적 우려 등을 이유로 LMO 감자 수입에 반대하고 있다. LMO는 이미 국내에도 적지 않게 수입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식용 LMO로 옥수수 44만t과 대두(콩) 42만t을 들여왔다. 전 세계적으로 옥수수 유채 면화 감자 등 24개 LMO 작물, 246개 품종이 상품화됐다. LMO 확산을 나 홀로 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식탁 안전을 최우선에 두되 LMO 감자를 둘러싼 국내외 갈등을 극복할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
김수언 논설위원 sookim@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