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선 공급 증가 우려되지만…주가가 더 빠졌다"-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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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급 우위 시장 환경을 반영해 올해 상하이컨테이너선운임지수(SCFI) 추정치를 1890포인트로 기존 대비 24.6% 하향하고, 발틱건화물운임지수(BDI) 추정치 또한 1665포인트로 5%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수에즈 운하 통항 지연으로 톤-마일 하락에 따른 운임 급감 우려는 완화됐지만,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신조 잔고가 각각 전체 선복량의 28.5%와 10.4%에 달해 수급 악화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작년까지 해운사들은 호황을 누렸다. 신조 선박들이 속속 운항에 나섰지만,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수에즈운하가 막혀 운항 거리가 길어지면서 선복(선박 내 화물을 실을 공간) 공급은 크게 늘지 않아서다.
하지만 올해 들어선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입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에 합의하기도 하는 등 수에즈운하 통항 재개 가능성이 짙어졌다. 최근 미국은 수에즈운하의 진입로 격인 홍해에서 선박들을 공격해 수에즈운하를 사실상 봉쇄시킨 예멘의 후티반군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고, 이스라엘 또한 2단계 휴전 협상이 결렬된 이후 가자지구 및 레바논에 공급을 가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2월 누적 기준 수에즈운하 통항 물동량은 9492만 재화중량톤수(DWT)로,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한 상황”이라며 “같은 기간 아프리카 최남단의 희망봉을 우회한 물동량은 3억9529만DWT로 작년 동기 대비 3.9% 늘었다”고 전했다.
시황에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함께 나타났지만, 벌크선사들의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팬오션은 전일 3490원으로 마감돼 이달 5일(3965원) 대비 11.98%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한해운은 7.73%, KSS해운은 5.15% 내렸다.
김 연구원은 팬오션에 대해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7% 하향조정하지만, 블룸버그 기준 글로벌 경쟁그룹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인 0.64배에 30% 할인을 적용해 목표주가는 4900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다만 대한해운의 목표주가는 2200원으로 기존 대비 15.4% 내렸다. 올해 이익 추정치를 14% 하향했고, 목표 PBR을 이 회사의 3년 평균인 0.36배로 적용한 결과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