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호수 밑 굴다리, '초대형 미디어 갤러리'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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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호수교 하부에 미디어아트 공간
28일부터 개장…"벚꽃과 예술도 즐기세요"
벚꽃축제가 열리는 4월을 앞두고 지난 28일 개장한 호수교갤러리는 석촌호수 동호와 서호를 연결하는 통로에 위치한다. 폭 4m, 길이 33m의 미디어파사드 벽면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상 작품 6편이 순환 재생된다. 영상은 실시간 기상정보와 관람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등 최신 기술이 집약된 ‘인터랙티브 콘텐츠’로 구성됐다.
굴다리→갤러리…미디어아트 명소로
이번 프로젝트는 민선 8기 송파구가 추진 중인 ‘송파대로 명품거리 조성사업’의 일환이다. 사업 초기 단계였던 지난해 5월과 올해 2월에는 세계적 일러스트레이터, 사진작가와 협업한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먼저 시범 운영됐다. 송파구는 이 같은 실험을 바탕으로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상설 전시 공간을 조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호수교갤러리의 주 콘텐츠는 지역성과 예술성이 조화를 이룬 영상작품이다.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 언덕의 명소 ‘사랑해 벽(Wall of Love)’ 작가와 협업한 ‘사랑해 호수교’는 300개 언어로 표현된 손글씨 사랑 메시지를 통해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화면을 터치하면 사랑의 문구가 떠오르고, 두 번 터치하면 파리를 배경으로 한 SNS 기념사진도 남길 수 있다.
‘호수의 사계’는 석촌호수 풍경에 실시간 날씨, 온도, 미세먼지 등의 정보를 반영한 영상이다. 눈이나 비가 올 때마다 전시 내용이 바뀌며, 호수 위를 유영하는 캐릭터 ‘하하호호’의 모습도 함께 등장해 관람객의 시선을 끈다.
구민 일상 속으로 들어온 ‘공공예술’
갤러리 한켠에는 팝아트 거장 로이 리히텐슈타인을 오마주한 점묘화 스타일의 ‘행복한 시선’과, 송파의 과거와 현재를 동서양화로 풀어낸 ‘송파의 시간’도 마련됐다. 이 외에도 반짝이는 야경을 배경으로 한 ‘빛의 송파’, 유럽 대형 미술관 분위기를 재현한 ‘크로스갤러리’ 등도 상영 중이다. ‘크로스갤러리’는 향후 유명 작가 및 청년 예술가들을 소개하는 전시 플랫폼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한편 송파구는 이번 미디어갤러리 조성으로 석촌호수가 단순한 자연 명소를 넘어 ‘문화예술의 복합 공간’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광객은 물론,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공공미술의 새로운 모델로도 주목받고 있다.
권용훈 기자 fact@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