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옆세권' 뛰면 우리도 좋아"…넉달새 집값 1.4억 뛴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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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2억이나 뛰었네'…집주인들 '활짝'
강남 누르자 튀어 오른 과천 집값
배후지 평촌·인덕원으로도 확산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과천시 별양동 '과천주공5단지' 전용면적 124㎡는 지난달 27억원(11층)에 팔리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직전 거래인 2월 25억원(9층)과 비교하면 일주일 사이 2억원 뛰었다. 인근 '과천자이' 전용 84㎡도 지난달 23억1000만원(24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한 달 만에 갈아치웠다. 이전 최고가는 2월 22억5000만원(14층)이었다.
과천 집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배후지인 평촌과 인덕원 집값도 들썩이고 있다. 1기 신도시 선도지구로 뽑혀 재건축을 추진 중이거나 향후 재건축이 유망할 것으로 기대되는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도 속출하는 모양새다.
'꿈건영5단지' 전용 102㎡는 12억3000만원(11층)에 팔려 지난해 11월 기록한 이전 최고가 12억원(12층)을 넉 달 만에 갈아치웠다. '꿈금호' 전용 101㎡ 역시 직전 거래인 12억9000만원(7층)보다 1억4000만원 오른 14억3000만원(14층)에 팔리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선도지구는 아니지만, 재건축을 추진 중인 호계동 '목련7단지'도 전용 101㎡가 13억4000만원(8층)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다시 썼다.
인덕원과 가까운 의왕 아파트에서도 실거래가가 반등하면서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다. 지역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는 지난달 전용 99㎡가 15억3000만원(15층)에 팔렸다. 직전 거래인 지난해 11월 13억4500만원(9층)에서 1억8500만원 뛴 액수다.
의왕시 내손동 '삼성래미안' 전용 55㎡는 지난달 6억3500만원(7층)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달 5억9000만원(5층)에서 한 달 만에 4500만원 올랐다. 같은 달 이 아파트 전용 79㎡도 6억8000만원(14층)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썼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안양 동안구 집값은 0.36%, 의왕시는 0.22% 올랐다. 앞서 2월 동안구가 0.08% 오르고 의왕시는 0.15% 내린 것에 비하면 확연한 반등세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일대 집값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천시 집값 상승세와 더불어 재건축으로 인한 전세 수요가 유입되면서 집값 하방이 다져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평촌동 개업중개사는 "평촌 신도시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며 "과천주공 8·9단지 이주가 본격화하면서 과천에서 소화하지 못한 전세 수요가 평촌으로 넘어와 전셋값도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의왕시 포일동 개업중개사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발표 이후 올랐던 집값도 내릴 대로 내려왔다. 착공을 앞둔 지금이 저점이라는 분위기"라며 "과천이 오르면 그다음은 인덕원이다. 과천은 비싸고 평촌은 신축이 적은 탓에 매수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과천과 배후지 집값 상승세를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강남 '옆세권'이지만 서울시 규제에서는 벗어난 과천이 풍선효과를 누리고, 배후지 가격 상승까지 견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토연구원은 강남 3구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이 과천을 거쳐 평촌·인덕원, 산본 순으로 확산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말 연초 6000건 수준에 머물던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이 2월 9700건, 3월에도 1만건을 넘어서는 등 증가세"라며 "대대적인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금리 인하와 유동성 증가,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 등이 맞물리면서 수도권 집값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