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사우디 시동 걸었지만…목표가 내린 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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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서 사업 시작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공식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하지만 월가는 테슬라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이유로 목표주가를 큰 폭으로 낮췄다.
충전소 101곳 그치고
관세 영향 못 벗어나
UBS "목표가 190弗"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0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업을 공식 시작했다. 사이버트럭과 모델Y 리모델링 버전 등을 판매한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대비 13% 감소하며 3년 만에 가장 저조한 실적을 냈다. 새로운 시장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사우디는 국가 차원에서 전기차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해 기준 1%인 전기차 보급률을 5년 내 30%까지 높이는 게 목표다. 하지만 관련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아 현실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년 기준 사우디의 전기차 충전소는 101곳에 그쳤다. 사우디 인구의 3분의 1에 불과한 아랍에미리트(UAE)에 261곳의 충전소가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로이터통신은 “사우디 경제 중심지 리야드와 종교 중심지인 메카를 잇는 900㎞의 주 고속도로에 단 한 곳의 전기차 충전소도 없다”며 “여름철 기온이 섭씨 50도까지 치솟아 전기차 배터리가 더 빨리 소모된다는 단점도 있다”고 전했다.
월가에선 테슬라의 판매량 둔화를 우려해 줄줄이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테슬라는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자동차 및 부품,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은행 UBS는 이날 테슬라 목표가를 기존 255달러에서 190달러로 낮췄다. “테슬라는 대부분 자동차를 판매 예정인 국가에서 생산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부품과 재료가 국경을 넘어 이동하기 때문에 트럼프 관세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게 UBS의 설명이다. 최근 판매량이 급감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테슬라 주가는 추가로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같은 날 골드만삭스도 테슬라 목표주가를 275달러에서 260달러로 낮추고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월가의 부정적 전망이 잇따르자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 대비 7.27% 급락한 252.4달러에 마감했다. 다음날도 주가는 0.06% 빠지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경제 기자 hankyung@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