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첼리투스처럼"…99층 랜드마크 대신 1대1 재건축 추진하는 삼익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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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담금 수준은 조합원들 다 인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익비치의 광안리 바다 뷰(조망)만 놓고 보면 서울에도 뒤지지 않아요.” (삼익비치타운 조합원 A씨)
부산 재건축 최대어인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이 99층 랜드마크 재건축 대신 가구 수를 그대로 유지하는 1대 1 재건축을 추진한다. 일반분양 수익을 포기하더라도 광안리 바다 조망이 가능한 중대형 평형 위주로 재건축을 진행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조합원 분담금은 여전히 부담이다.
단 한 가구도 안 늘린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익비치타운(남천 2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가구 수와 아파트 층수를 줄이는 설계 변경안으로 사업시행계획 변경을 추진 중이다.2022년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삼익비치타운은 현재 지상 12층, 3060가구에서 60층, 3225가구로 재건축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설계 변경안에 따르면 최고 층수는 59층, 가구 수는 3060가구로 줄어든다. 임대주택 없이 기존 가구수만큼 새 집을 짓는 1대 1 재건축이다.
광안리해수욕장과 인접한 삼익비치타운은 1979년 준공됐다. 용적률이 295%로 전용면적 84㎡ 미만 가구(1452가구)가 절반에 육박한다.
때문에 조합원들의 분담금 부담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설계 변경안으로 재건축할 경우 전용 84㎡를 보유한 조합원이 같은 주택형을 받으려면 분담금 약 8억원을 내야 한다. 1대 1 재건축 특성상 조합원 초기투자부담이 크다. 앞서 1대 1 재건축을 진행해 2015년 준공된 서울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는 가구당 5억원 이상의 분담금을 냈다.
하지만 지난 7일 찾은 삼익비치타운에서 만난 주민들은 바다 조망에 자신감을 보였다. 단지 내에서도 바다와 인접한 3단지 아파트의 1호 라인은 ‘로열라인’으로 불린다. 아파트 측면에도 창문을 내 3면으로 광안리 바다와 광안대교를 볼 수 있어서다.
실제 집 안에 들어서니 거실과 부엌, 침실 등 곳곳의 창문에서 파노라마 뷰로 푸른 바다가 펼쳐졌다. 욕실 창문은 욕조 옆에 달려 바다를 보며 목욕을 즐길 수 있었다. 파노라마 뷰가 가능한 전용 174㎡는 이달 초 23억원에 거래됐다.
이상보단 현실을 선택한 주민들
삼익비치는 지난해 10월 부산시의 특별건축구역 활성화 시범사업지로 선정되며 99층 랜드마크 재건축이라는 선택지가 생겼다.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되면 용적률 한도가 1.2배 높아지고 건축물 높이 제한 규제가 완화된다. 특별건축 계획안은 99층 6개동, 3700가구로 구성돼 사업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됐다.그러나 지난 5일 조합이 개최한 정기총회에서 ‘부산시 특별건축구역 진행의 안’은 부결됐다. 사업성이 기대보다 낮았다는 분석이다. 조합에 따르면 특별건축안의 경우 기존안보다 조합원 분담금이 1억원 가량 증가하고 공사 기간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특별건축구역 지정 시 용적률 상한을 두고 부산시와 조합의 이견도 있었다. 조합은 기존 용적률 상한(300%)의 1.2배인 360%를 기대했으나 부산시는 340%를 제시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340%는 ‘2030 부산시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산정된 수치”라며 “특별건축구역을 포함한 모든 정비사업은 이 계획에 따라 시행된다”고 설명했다.
김인환 삼익비치 재건축정비사업조합장은 “시간과 비용에 대한 불확실성을 우려한 조합원들이 상당수 있었다”며 “특별건축안이 부결된 만큼 신속하게 사업시행 변경 인가를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