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호재·재개발 활기…구리시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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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는 '서울 옆세권'서울과 붙어 있는 경기 구리시 전셋값이 최근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서울 강남과 이어지는 지하철 8호선이 지난해 연장 개통된 데다 최근 세종포천고속도로 고덕토평대교도 개통하는 등 교통 여건이 좋아지고 있어서다. 연립주택 등 노후 주거지를 재개발하는 수택E구역(3022가구)이 하반기에 착공하는 등 재개발 구역이 관심을 끌고 있다. 1만 가구를 웃도는 재개발 사업이 순항하고 있어 수도권 동북권 주거 벨트로 떠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1년 전셋값 7.9% 상승
8호선 연장에 잠실까지 18분
고덕토평대교 등 교통 편해져
3022가구 수택E구역 착공 임박
한강변 토평2구역 개발도 관심
◇노원·강북구보다 높은 전셋값
서울과 인접한 구리는 그동안 불편한 대중교통이 부동산 시장의 발목을 잡아왔다. 배차 간격이 넓은 경의중앙선 구리역 하나만 있었다. 지난해 8월 지하철 8호선이 연장돼 장자호수공원역, 구리역, 동구릉역 등 3개 역이 들어섰다. 구리역에서 서울 송파 잠실역까지 18분이면 갈 수 있게 됐다. 구리 인창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8호선 연장으로 모든 지역이 역세권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올해 1월엔 고덕토평대교가 개통해 자동차 교통도 편해졌다.
1년 새 전셋값이 1억원 가까이 오른 단지가 수두룩하다. ‘인창1단지주공’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역대 최고가인 3억6000만원에 세 건의 계약이 체결됐다. 1년 전만 해도 2억8000만원 수준에 구할 수 있던 단지다.
◇재개발 구역 사업 ‘탄력’
매매가는 제자리걸음이다. 구리 아파트값은 최근 1년 동안 1.4% 올랐다. 과천(11.2%), 성남 분당(6.2%), 수원 영통(4.8%), 하남(4.2%), 화성(3.2%), 부천(2.1%) 등에 뒤처졌다. 오래된 아파트가 많은 탓이다. 수택동 B공인 관계자는 “대부분 20~30년 된 아파트”라며 “전세로 살다가 새 아파트 청약을 노리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지인에 따르면 구리 아파트 4만9353가구 중 준공 25년이 넘은 단지가 39.3%, 15~25년은 30.3%를 차지했다. 5년 미만은 7.8%, 5~10년은 23.3%였다. 입주 물량도 적다. 내년 3월 입주 예정인 ‘구리역 롯데캐슬 시그니처’(1180가구) 분양권은 프리미엄이 1억원까지 붙었다.
노후 주거지가 많아 곳곳에서 재개발이 추진 중이다. 사업 진행 속도가 빠른 곳은 수택동 연립주택을 3022가구 단지로 바꾸는 수택E구역이다. 철거를 마치고 올 하반기 착공 예정이다. 교문동 ‘딸기원2구역’(1096가구)도 상반기 철거,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택2구역’(6211가구)은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다. ‘딸기원1구역’(약 2800가구)은 정비구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2023년 발표한 공공택지 중 한 곳인 ‘토평2구역’(약 1만8500가구)도 구리 전세 거주자가 청약을 노리는 곳이다.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청약 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사전청약은 2027년 상반기로 예정돼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재개발 구역이 순항하고 있어 향후 지역 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