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소매업체 "매장 텅텅 빈다"…이후 트럼프 관세 정책 유턴

트럼프 기조 변화에 영향 줬을 듯
미국에선 사재기 현상 벌어지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국 관세 및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대한 발언 수위를 낮춘 가운데, 월마트 등 미국 최대 소매업체 대표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유턴 전에 관세로 매장이 텅텅 빌 것이라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월마트, 타깃, 홈디포 등 소매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은 지난 21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물가는 오르지 않았으며 안정적이지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식품만이 문제가 아니며 (매장의) 진열대가 텅 비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공급망 혼란은 2주 이내에 가시적으로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다른 정부 관계자가 언급했다. 미국 최대 소매업체들이 수주 내에 매장이 빌 것이라고 한 경고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처럼 보였다고 다른 관계자가 블룸버그통신에 알렸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대중국 관세에 대해 "매우 높다"면서 "상당히 내려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해임 위협을 했던 파월 의장에 대해서도 "해고할 생각은 없다"라며 발언의 수위를 낮췄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 및 파월 의장에 대한 기조가 바뀐 것에 대해 "소매업체들의 경고와 이번 주 시장의 변동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발 '글로벌 관세 전쟁'으로 인해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사재기 현상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인들이 관세 부과에 따른 수입품 가격 인상을 우려하며 사재기에 나선 품목 8개를 소개했다.

여기에는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갖추고 화장품 역할도 하는 한국산 선크림이 포함됐다. WP는 한국산 선크림이 자외선을 차단하고 질감이 좋으며, 다른 화장품과도 잘 어울리는 조건을 모두 갖춰 소비자들이 이를 비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형 한경닷컴 기자 meaning@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