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옹한 '앙숙' 안철수·이준석…"한국형 AI 만들어야"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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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기술 분야 1:1 토론 나서
25일 오후 2시 안 후보의 지역구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판교 테크노밸리 광장에서 만난 두 사람은 '인공지능 기술 패권 시대 대한민국 미래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대담을 진행했다.
오후 2시께 등장한 이 후보는 푸른색 니트에 검은색 운동화를 신은 차림이었다. 이 후보는 "안 후보가 바쁜 경선 일정을 소화하시느라 5~10분 정도 늦으신다고 한다"며 지지자들과 인사했다. 안 후보는 2시 7분께 검은색 니트를 입고 등장했다.
이날 대담은 두 후보가 포옹하면서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했다. 이번 대담은 총 7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먼저 인사말에 나선 안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를 방문한 이 후보에게 "이공계에 특화된 정치인 이준석 의원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 후보도 인사말을 통해 "경기 남부 국회의원으로서 판교는 친근하다. 중국과 과학기술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나와 안 후보 같은 이공계 이해 있는 사람의 역할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AI 윤리 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안 후보는 AI 윤리와 기술은 함께 발전해야 하는 것이라 입장을 전하며 "조화를 위해서는 내가 통과시킨 인공지능기본법만은 최소 반년에서 1년마다 우리나라 형편에 맞게 업그레이드시키는 게 경쟁력을 향상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AI 윤리에 대한 잣대는 너무 엄격해서도 너무 느슨해서도 안 된다며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자가 형사책임 져야 한다면 누가 개발하려 하겠냐"고 강조했다.
반도체 경쟁력 확보 방안에 대해선 이 후보는 국내에서 반도체를 협력해 설계, 공급하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다며 "우리나라 핵심 파운드리 기업들은 동탄에 있다. 그리고 동탄이 잘되려면 팹리스 기업들이 있는 판교가 잘해야 한다"고 웃었다. 안 후보는 국내 기업들에게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며 "대만의 TSMC는 파운드리 하나만 집중하지만 삼성은 시스템 반도체도 만들지 않냐"고 반문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 방안과 관련해 안 후보는 한숨을 쉬며 답변을 시작했다. 그는 "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탄핵소추 하면서 일을 못 하게 하니 엄청난 손해가 발생했는데 민주당이 물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투자할 수 있는 여러 회사를 모아 한 번에 협상에 나서는 '패키지 딜' 방법을 통해 미국에 '우리가 이만큼 제공할 테니 우리에게도 혜택을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우위 상품을 개발해야 관세 협상에 유리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한 선배가 '나는 절대 안 잘린다'고 했는데 당시 회사가 개발한 제품 코드를 그 선배만 알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개혁신당 측에 따르면 이번 대담이 안 후보 지역에서 진행된 것은 이 후보가 안 후보를 존중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두 후보는 그간 정치적 이견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도 두 사람의 토론이 전격 성사된 배경에는 '과학기술 패권 경쟁'이라는 공통의 과제 앞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민형 한경닷컴 기자 meaning@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