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10만원 깨졌다" 속절없이 주르륵…개미들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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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하는데…
정유·항공주 함께 '울상'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은 이달초에 비해 15.04% 떨어진 9만5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올초 석달간 12만~13만원 선을 오가던 이 기업 주가는 이달 들어 10만원선이 깨졌다. 같은 기간 에쓰오일 주가는 6.60% 하락했다.
이들 기업들은 수급 균형이 깨져 하락세인 국제 유가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이날 싱가포르 선물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은 배럴달 62.92달러에 거래됐다. 이달 들어서만 9.66% 하락했다. WTI 근월물은 이달 초엔 배럴당 59.58달러에 거래돼 4년여 만에 배럴당 60달러를 밑돌기도 했다.
이는 원유·정유 제품 수요가 둔화한 와중 글로벌 원유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에너지업계는 경기 불확실성에 따라 원유 수요 둔화가 본격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고율 관세 위험에 기업들이 신규 투자를 미루면서 산업 생산이 줄고, 이에 따라 원유 소비도 정체되고 있다는 얘기다.
국제에너지기구(IEA), 골드만삭스, JP모건, UBS 등 주요 기관들은 최근 유가와 원유 수요 전망치를 잇따라 낮췄다. IEA는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율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전망에도 불구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국과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은 증산 논의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산유량 배분을 두고 국가간 갈등이 커진 영향에서다.
산업 수요가 둔화해 유가가 떨어지면 정유사 실적은 악영향을 받는다. 제품 수요가 줄면서 매출이 떨어지고, 이미 보유 중인 원유 재고는 평가손실이 난다. 정유사의 수익성 가늠자인 정제마진도 악화한다. 원가가 내리지만 제품 가격 역시 함께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편 유가 하락에 으레 반사이익을 보던 항공주도 최근엔 부진한 모습이다. 이달 들어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4.72%, 대한항공은 2.35% 하락했다. 유가가 줄어도 고환율 부담으로 유류비 절감 효과가 크지 않은 탓이다. 항공사들은 통상 달러로 유류비를 결제한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달러당 1437.37원이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전엔 유가가 내려가면 항공권 가격이 낮아져 여객 수요가 증가하곤 했지만, 최근엔 환율 부담이 여행 수요 자체를 위축시키고 있다”며 “유류비 인하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