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14번 외친 李…"국민의 삶 앞에서 이념과 사상은 무의미"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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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역대 최고 득표율로 후보 확정…30분간 수락 연설
당대표 3년 '李 일극체제' 강화
'내란·위기'보다 '통합' 강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가 27일 받아낸 89.77%의 압도적 득표율은 김대중 전 대통령부터 계보를 이어 온 민주당 역사상 최고치다. 1997년 15대 대선 경선의 김대중(78.0%), 2002년 16대의 노무현(72.2%) 후보를 크게 웃돌았다. 이 후보가 당 대표를 맡은 3년간 민주당에 ‘이재명 일극 체제’가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번주부터 당 대선캠프와 함께 본격적인 본선 체제로 들어간다.
◇ 李 지지세 갈수록 커져
민주당이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수도권·강원·제주 지역 순회경선 투표를 한 결과 기호 1번 이 후보는 91.54%, 2번 김경수 후보는 3.01%, 3번 김동연 후보는 5.46%를 득표했다. 이 후보는 충청 88.15%, 영남 90.81%, 호남 88.69% 등 앞선 지역 경선에서도 여유롭게 경쟁 후보를 제쳤다.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합하면 이 후보는 합산 89.77%를 득표했다. 김동연 후보가 6.87%, 김경수 후보가 3.36%로 그 뒤를 이었다.지난해 총선을 계기로 친명(친이재명) 의원들이 주류 세력으로 부상한 데다 민주당 내에서 정권 교체를 위해 한 명으로 결집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후보 캠프에서도 경선 득표율 90%를 넘기면 오히려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라면서도 “김동연, 김경수 후보가 이 후보와 각을 세우기보다는 각자 정책을 강조하는 전략을 구사해 표가 쏠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실용주의로 통합하겠다”
이 후보는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좌우를 통합해 중도 및 실용주의 노선을 걷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불러온 약육강식의 무한대결 세계질서, 인공지능(AI) 중심의 초과학기술 신문명시대 앞에서 이념이나 감정 이런 것들은 사소하고도 구차한 일”이라며 “어떤 사상과 이념도 국민의 삶과 국가의 운명 앞에서는 무의미하다”고 했다.민주당 내 압도적 지지로 대선 후보가 됐지만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그가 넘어야 할 고비로 꼽힌다. 대법원은 지난 22일 이 후보가 2심에서 무죄를 받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에서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를 구성했다. 민주당 내에선 대법원이 이례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고양=김형규/최해련 기자 khk@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