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개입·여론조사 관련 의혹
檢, 김영선 전 의원도 소환조사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을 전방위로 수사 중인 검찰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의원을 동시에 소환했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수사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의혹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29일 명씨와 김 전 의원을 소환 조사했다. 작년 12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창원지검이 구속기소한 명씨가 서울에서 조사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김 여사 등의 공천 개입 의혹과 오세훈 서울시장 측근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등을 확인하기 위해 명씨 등을 소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는 이날 김 여사로부터 공천 부탁을 직접 들었다고 재차 주장했다. 그는 “김 여사로부터 ‘조국 수사 때 김상민 전 검사가 고생을 많이 했으니 챙겨주라’는 말을 들었다”며 “영부인이 전화해서 부탁할 때 거절할 사람이 있겠나”라고 말했다. 김 전 검사는 작년 총선 때 경남 창원 의창구 국민의힘 경선에 예비후보로 출마했지만 컷오프됐다.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해서는 “제게 온 분들은 다 고객이고 싫은 소리를 많이 했다”며 “기분 나쁘다고 국회에 헬기를 띄우면 되겠나”라고 했다.

명씨는 이날 자신과의 연관성을 부인하는 오 시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명씨는 “아내와 여식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오 시장을 잡으러 창원에서 서울까지 왔다”며 “오 시장과 관련한 수사 꼭지가 20개다. 기소될 사안이 20건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과의 만남 횟수를 묻자 명씨는 “정확한 증거와 증인이 있는 것은 7번 정도”라고 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 측은 “명씨는 선거를 이용해 사기 행각을 벌이는 범죄자”라며 “검찰의 엄정한 수사와 처분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냈다.

검찰은 탄핵으로 불소추특권이 사라진 윤 전 대통령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조민우)는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송 대표는 2023년 7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부인하는 발언을 한 윤 전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박시온/정희원 기자 ushire908@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