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앓는 70대 의사까지…보험사기 '진화한 수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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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기, 작년보다 39% 늘었다
도수치료 해주는 척…국내 첫 범죄단체 유죄
치매 앓는 의사에게 허위진료 받게 한 병원도
30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검거 인원은 8371명으로 전년 대비 39% 증가했다. 검거 건수도 1899건으로 19% 늘었다. 개정된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되면서 보험사기의 알선·유인·권유·광고가 금지돼 보험사기 브로커를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강화되며 검거 인원이 크게 늘었다.
부산에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 A씨, 브로커 등은 범죄조직을 꾸려 보험 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론 미용시술을 했지만 도수치료, 줄기세포 시술 등을 한 것처럼 속여 64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은 2020년부터 3년간 무면허 미용시술 등을 하고 실비보험 대상이 되는 치료를 한 것처럼 꾸민 진료기록을 발급한 혐의를 받는다. 법원은 국내 처음으로 범죄단체 조직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지난 29일 이들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경찰은 보험사기 전문 한방병원을 운영하면서 치매인 74세 전문의를 고용해 허위진료 기록 등을 발급받도록 한 병원장 등도 검거해 지난해 6월 송치했다. 실제로는 미백 등을 했지만 도수치료, 고주파치료 시술을 한 것처럼 진료기록을 꾸며 9억6000만원을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지난해 실제로는 하지 않은 도수치료를 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발급해 보험료 9억여원을 챙긴 새터민 출신 의사를 검거하거나 허위 치과 진료기록을 작성하는 방법으로 7개 보험사에서 보험료 24억원을 타낸 치과의사 등도 검거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내달 1일부터 10월31일까지 6개월간 각종 공영·민영보험 관련 보험사기 범죄에 대해 전국 특별단속을 실시한다. 각 시도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등에 보험사기 전담수사팀을 지정, 운영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관계기관과 연계도 강화한다.
경찰은 2022년 8월부터 보험사기를 민생 침해 악성사기 과제 중 하나로 선정하고 상시·특별단속을 시행하고 있다. 또 이달 18개 시도경찰청과 금융감독원, 생명·손해보험협회와 보험사기 수사 협의회를 여는 등 공조 체제를 강화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