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찾은 이재명…"경북 내 고향인데, 날 왜 미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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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우선' 기조로 당과 차별화
'험지' 경북에선 "제가 뭘 그리 잘못"
균형발전 강조하며 "일극체제 안돼"
이 후보는 특히 영주와 예천 방문에서는 경북 지역이 민주당의 '험지'로 꼽히는 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해 앞으로는 국민의힘이 아닌 민주당을 지지해달라고 강조했다. 경북 안동 출신인 이 후보는 우선 영주 방문에서 "경북이 제 고향인데도 가끔 오면 눈을 흘기는 분들이 있다. 당연하다. 제가 미울 것"이라며 "그런데 제가 왜 미울까. 제가 뭘 그리 잘못한 것이 있나"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온갖 모함을 당하기는 했지만, 제가 정말 뭐가 있었다면 이 자리까지 왔겠나. (저를) 먼지 이상으로 털었는데"라며 "그럼에도 저에 대해 악감정을 가진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분들이) 저하고 무슨 원수를 졌겠나. 정보가 왜곡돼서 그럴 것"이라며 "정보가 중요하다. 가짜 정보, 가짜 뉴스는 퇴치해야 하고 진짜 정보와 진실을 유통해야 한다"고 짚었다.
예천 방문에서는 한 상인이 지역균형발전 문제를 거론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때 호남이 많이 발전했는데, 경북은 대통령이 배출돼도 항상 배제당한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그래봐야 그쪽(국민의힘)을 열심히 찍어주시지 않나"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이어진 연설에서도 "나라가 발전하려면 균형 발전을 해야 한다. (성장이) 한군데로 몰리면 암 덩어리 비슷하게 된다"며 "소위 일극체제는 사람으로 치면 심장만 커지는 것과 비슷하다. 피가 온몸에 골고루 돌아야지 심장에만 있으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 후보는 이 같은 민생행보 도중에도 대법원을 겨냥한 듯한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예천군에서 상인들을 만나 "지금 내란이 끝났나. 수습될 것 같았는데 또 시작이지 않나"라고 언급했다. 이어 "(정치인들이) 지배자나 통치자가 아닌, 국민의 대리인이라면 이런 짓을 하겠나"라며 "못하게 막아야 살 길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어떤 지역은 내란을 하든 말든, 폭동을 일으키든 말든, 국민을 지옥에 빠뜨리든 말든 상관없이 (특정 정당을 찍어주는데) 그럼 지역 주민들이 얼마나 우습게 보이겠나"라며 "정치인들을 경쟁시켜야 한다. 색깔·지역·인척 등 따지지 말고 정말 유능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이날 상인들과 함께 꼬마김밥이나 배추전을 먹으며 대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스킨십에 나섰다. '민생우선' 기조를 부각해 중도층 표심을 끌어안으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