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로 간 톰 크루즈의 마지막 미션, 그리고 영원한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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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17일 개봉한 시리즈의 8번째 영화
단일배역…30년 대장정 마무리
올해 칸 영화제서 기립박수 받아
영화는 전편 이야기에 이어 이단 헌트와 그의 팀이 인류와 국가 안보를 통제하려는 악성 프로그램 ‘엔티티’를 파괴하는 과정을 그린다. 구체적으로 그의 이번 미션은 프로그램을 파괴하기 위해 필요한 파드코바, 즉 프로그램의 오리지널 소스 코드가 담긴 장치를 찾는 일이다. 해저 어딘가에 잠겨 있는 러시아 잠수함에 침투해야 하는 여정이 중추를 이룬다.
헌트는 해저의 수압과 산소 부족 등 여러 가지 변수를 따져봐도 생존율 1%도 되지 않는 악조건을 극복하고 러시아 잠수함에 잠입한다. 그게 끝이 아니다. 가까스로 파드코바를 손에 넣은 이후에도 헌트는 엔티티를 통해 세계를 지배하려는 가브리엘로부터 본체를 없앨 수 있는 ‘포이즌필’을 구해와야 한다.
스파이 장르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007’ 시리즈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가장 큰 차이점이자 의도된 차별점이라고 한다면 ‘목숨 건 스턴트’다. 제임스 본드는 지력과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이를 수행한다. 헌트는 타고난 체력과 대담함, 특유의 무모함으로 무장한 채 임무에 뛰어든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이 연출한 첫 편부터 이 점을 프랜차이즈의 전제로 내걸었다. 시리즈를 30년 넘게 존속하게 한 공신이라고 할 수 있는 1편의 상징적인 시퀸스를 기억하는가. 헌트가 천장에서 잠입하는 와이어 스턴트 신, 고속열차 위 대결 시퀀스 등은 헌트가 어떤 방식으로 각양각색의 ‘불가능한 임무’를 처리해 나갈 것인지 암시하는 지점들이었다.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스턴트 신을 연기하는 톰 크루즈의 위험천만한 제작 영상은 이 시리즈가 언제부턴가 별도 영화 예고편을 만들지 않아도 알아서 화제가 되게끔 했다.
결과적으로 여덟 번째이자 (발표된 바에 따르면) 마지막 편인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은 이제까지의 불가능한 임무들의 종합선물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덟 편에 걸쳐 등장한 무수한 공중전과 지상전에 더해 이번 영화에선 해저까지 간다. 맨몸으로 잠수함 밖에서 해류를 타고 수면으로 올라온다. 가히 기적에 가까운 스턴트다.
궁극적으로 이단 헌트와 그의 팀 멤버들은 ‘엔티티’를 파괴하고 각자의 삶을 향해 돌아선다. ‘돌아간다’가 아니라 ‘돌아선다’라고 표현한 이유는 그들이 마치 언제든 우리에게 돌아올 것 같기 때문이다. ‘인디애나 존스’의 해리슨 포드가 마지막 편 이후 15년 만에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노인이 된 존스 박사를 모두가 환영했듯, 헌트 역시 그러리라 믿는다. 아직 우리 모두 이단 헌트를 보내 줄 준비가 안 된 것은 분명하다. 아마도 영원히.
김효정 영화평론가·아르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