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강남은 전세 없다더니…매물 '우르르' 쏟아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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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 높던 서초 전셋값 7주째 '뚝'…대단지 입주 노려볼까
서초·동대문·광명·인덕원
대단지 입주 지역 '주목'
'메이플자이' 3307가구 입주
서초구 전세매물 41% 급증
84㎡ 보증금 1억 내려가기도
일각 "강남권 수요 워낙 강해
다른 단지 매물 나올 곳 적어"
◇메이플자이 전세 매물 쑥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초구 아파트 전셋값은 이달 둘째주(지난 12일 기준) 0.08% 떨어졌다. 지난 3월 말부터 7주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 전체 아파트 전셋값이 15주 연속 오름세를 보인 것과 달리 강남권 핵심 주거 지역인 서초구는 마이너스를 거듭했다. 잠원동에서 3307가구 규모의 메이플자이가 다음달 입주를 앞두고 있어서다. 부동산 플랫폼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 단지 전세 물건은 3월 초부터 시장에 풀리기 시작했다.메이플자이는 수도권 지하철 3호선 잠원역과 7호선 반포역이 두루 가까운 데다 신축 대단지라는 프리미엄도 갖췄다. 메이플자이가 일대 전세 수요를 흡수하면서 타격을 받는 단지도 나타나고 있다. 잠원동아(2002년 준공·991가구) 전용 59㎡는 지난달 8억원에 전세계약을 신규로 맺었다. 이달엔 보증금 7억5000만원에 세입자를 들인 거래가 나왔다. 전세가가 한 달 새 5000만원 떨어진 것이다.
다만 메이플자이 입주장의 효과가 일시적이고,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장소희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강남·서초권은 워낙 전세 수요가 강하게 받쳐주는 지역인 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때문에 메이플자이 말고는 전세 매물이 나올 단지가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갭투자(전세 낀 매수)를 금지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전역에 적용되면서 강남권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효과가 더 클 것이란 분석이다.
◇광명선 1.3만 가구 집들이
서울에선 동대문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문·휘경뉴타운 위주로 대단지 입주가 줄을 잇고 있어서다. 올해 1월 ‘래미안라그란데’(3069가구)가 신호탄을 쏜 데 이어 다음달엔 ‘휘경자이디센시아’(1806가구)가 입주한다. 작년 11월부터 줄곧 하락세를 이어오던 동대문구 전셋값은 지난달 보합 수준을 보이더니 최근엔 소폭 오름세로 전환했다. 서울 전반적으로 매매시장 부진 속에 전세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오는 11월엔 ‘이문아이파크자이’(4321가구) 집들이도 예정돼 있어 동대문구 전세시장이 한번 출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서울 인접 지역 중 광명의 입주장이 단연 눈길을 끈다. 작년 말부터 약 1년 새 1만3741가구 넘는 신축 대단지가 줄줄이 집들이하고 있다. ‘호반써밋그랜드에비뉴’(작년 10월·1051가구), ‘트리우스광명’(작년 12월·3344가구), ‘철산자이더헤리티지’(올해 5월·3804가구), ‘광명센트럴아이파크’(올해 11월·1957가구), ‘광명자이더샵포레나’(올해 12월·3585가구)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광명의 올해 누적 전셋값 변동률은 -5.21%로, 하락 폭이 수도권에서 압도적 1위였다.
수도권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 인근에선 의왕 내손동 ‘인덕원자이SK뷰’(2633가구)의 입주장이 시작됐다. 경기 의왕과 안양 동안구 일대에 걸쳐 있는 인덕원역 인근은 교통이 편리하고 학군이 잘 갖춰져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다. 인덕원~동탄선 복선전철(2028년 개통 예정) 호재도 품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