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장기국채 급락…20년물 금리 25년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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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의원 선거 전 재정 지출 요구에 국채 수요 약화
"당분간 상승 압력 지속 예상"
20일(현지시간) 로이터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의 20년 국채 수익률은 이 날 한 때 15베이시스포인트(1bp=0.01%) 급등한 2.555%를 기록했다. 이는 2000년 이후 25년만에 최고치이다. 30년 국채 수익률도 3.14%로 뛰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 수익률과 가격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일본 장기 국채의 수익률 급등은 일본 국채에 대한 수요 약화를 반영하고 있다. 일본내에서는 7월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재정 지출을 요구하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국채 매각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늘고 있다.
스미토모 미쓰이 은행의 수석 통화 전략가인 스즈키 히로후미는 일본 국채도 수익률 상승이라는 세계적 추세에서 예외는 아니며 “당분간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중앙은행은 이 날 국채 금리가 급등함에 따라 일부 시장 참여자들이 일본은행에 초장기 채권 매수를 늘리거나 해당 만기의 테이퍼링을 종료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테이퍼링은 경기 부양을 위해 풀었던 유동성을 경기가 회복되면서 돈을 푸는 속도를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은행은 경제 침체 기간 중 10년에 걸쳐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시행하면서 양적완화(QE)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해왔고 지난해에야 부양책을 종료했다. 작년에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했지만, 단기 차입 금리는 여전히 0.5%에 머물러 다른 나라보다 크게 낮다.
전 날 급락한 미국의 장기 국채는 바로 하락세를 만회하고 수익률 급등세가 진정됐다. 그러나 일본의 장기 국채 수익률 급등은 시장의 불안감이 더 광범위하다는 것은 나타내는 신호로 해석된다.
무디스의 신용 등급 강등 여파로 전 날 오전에 18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미국의 30년국채 수익률은 최고치인 5.037%를 기록한 후 빠르게 내려와 전 세션과 비슷한 4.91%까지 내려왔다. 10년물 미국채 수익률도 4.56%까지 기록한 후 4.44%까지 내렸다.
제프리스의 유럽 담당 수석 경제학자인 모히트 쿠마르는 "신용 등급 강등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미국채의 빠른 회복은 다소 의외였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만성적인 국가 부채와 재정적자 우려를 고려할 때 신용등급 강등은 예상치 못한 일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