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재계와 릴레이 면담하는 李 메신저 '특임소통단'
입력
수정
지면A6
조정식 등 중진 의원들 활동
李 첨단산업 공약 반영 위해
정의선 이어 최태원·이재용 만날듯
"경제단체 거치지 않고 직접 소통
문화·종교계까지 전방위 접촉 중"
면담은 이 후보가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대신해 주요 그룹사 총수를 만나 첨단 전략산업을 키우기 위해 정치권이 어떤 지원을 하면 좋을지 들어보라는 취지다.
21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특임소통단장인 조정식 의원(6선)과 김태년 의원(5선) 등은 최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기아 본사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만났다. 면담은 민주당 측 요청으로 성사됐다. 면담에는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성 김 현대차그룹 전략기획담당 사장 등이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특임소통단 중진 의원들이 이 후보의 ‘메신저’ 자격으로 정 회장과 만난 것”이라며 “정 회장의 의견을 주로 들었고, 의견을 이 후보에게 보고할 것으로 안다”고 했다.
특임소통단 중진 의원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과도 면담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재계 입장을 대변하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나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만나지 않고 개별 그룹사 총수를 직접 찾아간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경제단체 대표보다 총수를 만나야 훨씬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얘기를 들을 수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인공지능(AI) 등 첨단 전략산업을 앞세운 경제 성장을 대선 공약 전면에 내세운 만큼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구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조 의원은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고, 김 의원은 경제안보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의원은 국가 차원에서 전력 및 산업용수 공급 등 인프라 구축을 책임지는 내용의 반도체특별법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특임소통단에는 조정식 김태년 의원 외에 ‘친명(친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5선)과 박홍근 윤후덕 이학영(이상 4선) 의원 등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경영계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계, 종교계 등 각계 리더들과 두루 만나고 있다는 게 민주당 측 설명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다양한 분야의 오피니언 리더들과 접촉면을 넓혀 집권 시 정부 초반 정책 추진의 동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이라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