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담배 잘 팔린다…올 47% 뛴 필립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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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틴 파우치 시장최근 필립모리스,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 등 글로벌 담배 기업의 주가가 줄줄이 뛰고 있다. 연기가 발생하지 않는 무연담배 등 대안 제품 판매가 늘면서 주가 상승세에 불이 붙었다.
5년내 4배 성장 전망
불황엔 담배 더 찾고
5% 넘는 배당도 매력
토바코 ADR은 신고가
글로벌 1위 담배기업 필립모리스는 지난 23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1.69% 오른 178.1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 기업은 올 들어 47.14% 급등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가 1.12% 내린 것과 대조적이다. 담배 브랜드 ‘말버러’로 유명한 알트리아는 올 들어 13.77% 상승했다.
이들 담배 기업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하락세를 탔다. 주력인 연초 담배 시장이 세계적으로 쪼그라든 영향이다. 하지만 최근엔 무연담배와 액상형 전자담배 등 대안 제품 판매를 늘리며 반등에 나서고 있다.
니코틴을 고체 형체로 뭉친 뒤 주머니에 넣어 잇몸과 입술 사이에 넣는 식으로 쓰는 ‘니코틴 파우치’도 새 먹거리 역할을 하고 있다. 니코틴 파우치는 한국에선 정식 판매되지 않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올해 54억달러 수준인 미국 니코틴 파우치 시장이 2030년 197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필립모리스의 작년 매출은 약 8% 늘었다. 무연 부문 매출이 16.7% 급증한 영향이다. 올 1분기엔 이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무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분기 23.8%에서 올 1분기 42%로 상승했다. 니코틴 파우치 ‘진’,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등의 성장이 주효했다. 미국 투자은행(IB) 니덤은 22일 필립모리스의 목표주가를 195달러로 제시했다.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도 무연 부문을 키우고 있다. 지난 2월엔 작년 연간 실적 발표 주제를 아예 ‘연기 없는 세상을 만든다’로 잡았다. 이 기업은 지난해 무연 부문 매출이 8.9% 늘었다. 알트리아도 니코틴 파우치 ‘온!’, 전자담배 ‘엔조이’ 등의 판매를 늘리고 있다.
올 들어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담배주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담배는 중독성 소비재다 보니 상대적으로 경기 민감도가 낮다. 투자분석업체 모닝스타의 크리스토퍼 인튼 담배산업부문 전략가는 “담배는 경제가 어려워도 소비가 줄지 않고, 오히려 경기 둔화로 스트레스지수가 높은 시기에 사람들은 담배를 더 많이 피운다”고 설명했다.
배당도 많이 준다.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는 연간 기준 배당수익률이 약 7.18%다. 알트리아는 6.88% 수준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