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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서울 못가면 책임질거냐" … 고1 '내신 5등급제' 대혼란

내신 변별력 사라져…중간고사 이후 교실마다 '아우성'

"90점과 70점이 같은 등급이라니"
학생·학부모 항의 민원 '봇물'
인서울 가능 2.8등급→1.8등급
의·치·한·약은 반드시 1등급 받아야

내신경쟁 줄이겠다고 도입했지만
한번의 실수에 내신 등급 바뀔수도
학생들 입시 부담 오히려 더 커져
“90점인 제가 70점대와 같은 등급을 받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달 초 서울 강서구의 한 고교 국어교사 A씨는 B학생으로부터 이런 항의를 받았다. 지난달 치른 중간고사에서 고득점자가 많아 91점까지 1~2등급을 받았지만 75~90점은 3등급으로 동일한 등급이 매겨졌기 때문이다. B학생은 “90점인데 3등급을 받아 대학에 못 가면 선생님이 책임지느냐”며 “기말고사는 난이도 조절을 제대로 해 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아직 기말고사가 남아 있어 등급이 확정된 것도 아닌데 이 정도라면 학기말 등급이 확정된 이후엔 더 큰 혼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중간고사 결과 항의 ‘빗발’

25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올해 고교 1학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고, 내신 등급은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완화됐다. 고교학점제 도입에 맞춰 내신 경쟁을 완화한다는 취지인데, 정작 교육 현장에서는 등급 구간이 넓어지면서 혼란을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종로학원이 최근 대학수학능력시험 통계 자료와 대학별 내신 합격점수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기존 9등급제에서 2.8등급 정도면 서울 소재 대학에 지원할 수 있었으나 현 5등급제에선 1.8등급 이내가 돼야 할 전망이다. 과거엔 1.4등급 정도면 의·치·약·한의대에 지원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반드시 전 과목 1등급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제도적 결함 탓에 학생과 교사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의 7년차 교사 C씨는 “중간고사 이후 시험 변별력과 결과를 놓고 학생과 학부모의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며 “진로 상담 스트레스가 극심해지면서 중학교로 옮겨가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고1에게 진로 확정하라니…

고교 1학년에게 진로 결정을 요구하는 것이 가혹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목 선택에 따라 내신 유불리가 결정되는 데다 중간에 진로가 바뀌면 입시에서 상당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탓이다. 이재민 교사노조 경기지부장은 “고교 2학년 때 수강할 선택과목 조사가 이미 시작됐지만, 상당수 고1 학생은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한 상태”라며 “17세 학생에게도, 고1 담임교사에게도 이른 시기 진로 선택은 가혹한 일”이라고 했다.

기댈 곳은 사교육이다. 특목고와 일반고 중 어느 학교에 보낼지 고민 중인 중학생 학부모 송모씨는 “학교에서 실시하는 고교학점제 관련 설명회와 진로 컨설팅을 모두 다녀봤지만 오히려 혼란스럽기만 하다”며 “담임교사 면담을 해봐도 진로 문제는 학생이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좋다는 식이어서 ‘사설 컨설팅’ 학원을 찾아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입시 전문가들도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11등과 34등이 같은 등급군에 포함되는 등 내신의 변별력이 크게 낮아졌다”며 “동점자를 어떻게 처리할지 대학마다 방침이 정해지지 않아 제대로 컨설팅을 해주기도 어렵다”고 했다.

고교학점제 도입에 맞춰 내신 상대평가를 폐지하지 못한 점도 ‘엇박자’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정부는 고교학점제를 추진하면서 내신 절대평가를 대폭 확대하려고 했지만 대입 변별력 하락과 특목고·자사고 쏠림 등이 우려돼 상대평가를 유지하도록 했다.

각자 진로에 맞는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라는 것이 고교학점제의 취지지만 내신 유불리를 따지는 과정에서 특정 과목 쏠림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의 한 물리교사는 “학생이 많은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내신 등급을 받기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자신의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도록 유도한다는 고교학점제의 취지와는 완전히 역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미경/고재연 기자 capital@www5s.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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