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4조' 고용노동부 기금도 국장에 '발목'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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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관리하는 4대 기금 작년 수익률 10%→8%
김위상 의원실이 고용부로부터 제출받은 '6개년도 운용 현황'
4대 기금 작년 국내 주식에서만 유일하게 손실…평균 수익률 -7%대
2023년에 이어 작년도 해외 주식 '날개'…30%대 성장하며 수익률 방어
임금채권보장기금은 임금체불에 따른 대지급금 지출 늘며 축소 추세
지난해 산재보험기금 고용보험기금 등 고용노동부가 관리하는 4대 기금이 계속된 국내 증시 부진의 여파로 수익률이 감소했다. 해외 주식에서 최근 6년 기준 최대치인 30%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국내 주식에서 -7%대 손실이 나며 전체 수익률도 내려앉았다.
11일 국민의힘 김위상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6개년도 고용부 4대 기금 운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기금이 운용한 34조원 자산의 평균 수익률은 8.07%로 나타났다. 2023년(10.04%)과 비교하면 소폭 떨어진 수치다.
지난해 기금별 수익률은 장애인고용기금(10.60%) 산재보험기금(8.56%) 임금채권보장기금(8.01%) 고용보험기금(5.14%) 순으로 높았다. 기금 규모로 따지면 산재보험(23조8775억원) 고용보험(8조8832억원) 장애인고용(1조4359억원) 임금채권보장(3240억원) 순으로 컸다.
이들 기금의 수익률이 감소한 건 국내 증시가 부진한 영향이 컸다. 4대 기금 모두 단기자금, 국내외 채권, 해외 주식과 달리 국내 주식에서만 유일하게 손실을 봤다. 평균 수익률 낙폭세는 -7%대로, 장애인고용(-8.88%) 산재보험(-8.53%) 고용보험(-7.14%) 임금채권보장(-6.16%) 순으로 컸다.
국내 주식은 2023년까지만 해도 4대 기금의 효자 자산이었다. 장애인고용(23.16%) 임금채권보장(22.44%) 산재보험(20.29%) 고용보험(20.86%) 모두 20%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평균 수익률이 21.68%로 그해 해외 주식 수익률(22.79%)과도 맞먹는 성과였다.
해외 주식은 작년에도 날았다. 2023년보다 수익률이 10.17%포인트 더 오르며 2019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썼다. 33.74%를 기록한 고용보험기금을 비롯해 산재보험(33.6%) 장애인고용(32.36%) 임금채권보장(32.16%) 모두 30%대 수익을 냈다. 해외 주식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유동성이 얼어붙었던 2022년(-12.64%)을 비교하면 2019년 이후 꾸준히 높은 수익률을 내왔다.
이들 4대 기금은 지난 6년간 해외 주식과 더불어 대체투자 운용 자산을 점차 늘려가는 추세다. 대체투자는 국내외 주식과 채권 모두 손실을 기록한 2022년에도 단기자금 자산과 함께 수익을 냈던 분야다. 작년 평균 수익률도 6.73%로 비교적 선방했다.
연도별 운용 규모를 따져보니 실업급여 등 고용보험 사업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조성된 고용보험, 장애인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조성된 장애인고용보험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 운용자산이 각각 최근 6년 기준 최대치였다.
반면 임금채권보장기금은 2019년과 비교해 8012억원에서 작년 3240억원까지 운용자산이 점차 줄고 있다. 임금체불이 늘면서 대지급금 지출도 덩달아 증가해 기금이 주는 추세로 풀이된다.
김위상 의원은 "일자리를 잃은 국민, 산업재해를 입은 근로자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는 중요한 기금들인 만큼 고용노동부가 수익률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은/곽용희 기자 hazzys@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