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차이 "양자컴 상용화 5년 내 가능"…손정의와 의기투합
입력
수정
지면A33
Zoom In
소프트뱅크·구글 美 스타트업에 '퀀텀 베팅'
'양자상용화 선두주자' 큐에라에
비전펀드·구글 2.3억弗 투자
트럼프 'AI 데이터센터' 패권노려
◇중성원자 방식 스타트업에 ‘베팅’
13일 큐에라 등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투자엔 구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를 비롯해 QVT패밀리오피스, 사파르파트너스, 밸러에쿼티파트너스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번 투자 유치로 큐에라의 기업가치는 10억달러(약 1조4500억원) 정도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3억달러를 유치하는 등 100억달러의 가치로 상장을 검토 중인 퀀티넘에 비하면 덩치는 작은 편이다.이들은 양자컴퓨터의 구현 방식이 다르다. 퀀티넘과 아이온큐가 이온(전하를 띤 원자)을 전기장으로 포획한 뒤 레이저를 사용해 큐비트를 조작하는 이온트랩 방식을 채택한 데 비해 큐에라는 레이저를 사용해 중성원자를 광학 격자 또는 광핀셋으로 포획한 뒤 큐비트로 활용한다. 2018년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을 중심으로 설립된 큐에라는 중성원자 방식에서 선두 주자로 꼽힌다. 겐타로 마쓰이 소프트뱅크 투자부문 총괄은 “큐에라는 양자 실용화에 가장 앞선 기업”이라고 말했다. 큐에라는 이번 투자금으로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 지난해 말 기준 69명인 직원을 연내 130명 이상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앤디 오리 큐에라 최고경영자(CEO·59)는 “이번 투자는 양자컴퓨팅 개발에 중요한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더 거세지는 양자 상용화 시기 논쟁
구글과 소프트뱅크가 손을 잡으면서 ‘양자 상용화’ 시기에 관한 논란의 균형추는 낙관론 쪽으로 기울 전망이다. 올초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양자컴퓨터가 나오려면 20년은 걸릴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그(젠슨 황)가 틀렸을 것”이라며 “3~5년 안에 충분한 큐비트를 얻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테크업계 관계자는 “양자컴퓨팅 기술이 AI데이터센터에 적용되면 엔비디아의 초고가 AI칩 수요가 빠르게 사라질 수도 있다”며 “젠슨 황으로선 글로벌 시장 자금 흐름이 양자컴퓨터 업체로 쏠릴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구글은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업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2월 자체 개발한 양자 칩 윌로(willow)를 장착한 양자컴퓨터가 현존하는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프런티어)와의 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당시 구글은 프런티어조차 10셉틸리언년(10의 24제곱년) 걸려야 풀 수 있는 문제를 윌로가 5분 만에 풀었다고 발표했다. 소프트뱅크와의 협업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주역에서 배제된 구글은 단번에 ‘이너서클’에 진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스타게이트를 발표하며 소프트뱅크, 오픈AI, 오라클 CEO를 옆에 세웠다.
일각에선 손 회장이 미·일 양자 동맹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글로벌 기술 수준 지도’에 따르면 미국의 양자 기술을 100점이라고 할 때 한국은 2.3점에 불과했다. 중국과 일본은 35점, 24.5점으로 각각 2위, 4위에 올랐다. 테크업계 관계자는 “국내 양자 전문가를 다 모아도 200명 안팎에 불과할 정도로 한국의 양자컴퓨터 기반 역량은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