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의 고뇌와 투쟁…창작 발레로 부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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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15~16일 서울 예술의전당
일제강점기를 살다 간 안중근 의사(1879~1910)가 남긴 유언이다. 그의 말은 한 세기가 더 지나 발레 무용수들의 몸짓으로 현실이 됐다. M발레단이 2015년 처음 무대에 올린 창작발레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사진)을 통해서다. 광복 80주년을 맞는 올해, 이 작품도 10주년을 맞았다.
클래식 발레 위주의 한국 무용계에서 창작 발레를 정기 레퍼토리로 성공시킨 양영은 M발레단장(42)은 “한국인이 모두 알고, 또 사랑하는 영웅을 내세운 작품인 만큼 역사적 사실을 고증하고 무용수들의 깊은 감정을 보여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올해 공연은 오는 15~16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다. 안중근 의사로는 발레리노 이동탁(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과 윤전일이, 안중근 의사의 부인 김아려로는 발레리나 김리회(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와 장윤서(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생)가 무대에 선다. 김아려 역에 신인 무용수인 장윤서를 발탁한 것은 M발레단으로서도 모험이다. 양 단장은 “노련한 윤전일과 프로 무대에 첫발을 내디디는 장윤서의 조화를 올해 공연의 하이라이트로 기대해도 좋다”고 했다.
올해 공연에서 달라진 점으로는 ‘안중근의 꿈 장면’을 꼽았다. 양 단장은 “안중근 의사가 일본군 포로를 풀어주면서 위치가 노출돼 역습을 받고 전우를 잃으며 패배한 기록이 있다”며 “연해주로 돌아오는 길, 심신이 힘든 시기를 춤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으로서 고뇌하는 부분을 더 무겁게 가져가고 싶었다”며 “음악을 바꾸고 안무도 수정했다”고 덧붙였다.
안중근이 문무를 겸비한 인물이었다는 사실도 무대에서 더 부각할 예정이다. 무예에도 능했지만 <동양평화론>을 집필했듯 앞선 생각을 가진 사람이기에 그가 책을 집필하는 모습을 담은 감옥 신이 추가됐다. ‘안중근에 대한 콘텐츠는 차고 넘치는데 꼭 발레로 봐야 할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양 단장은 “발레 공연에는 대사가 없어 전해지는 감동이 오히려 컸다는 관객들이 있었다”며 “말로 다 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그 깊은 감정을 많은 분이 느껴보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해원 기자 umi@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