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무도 모를 나라" 언급에…레소토 "모욕적"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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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호네 음포트호아네 레소토 외무부 장관은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매우 모욕적"이라며 "우리나라가 그에게 그렇게 언급되는 것은 정말로 충격적"이라고 했다.
음포트호아네 장관은 이어 "레소토는 전 세계를 통틀어 독특하고 중요한 나라"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레소토에 초대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충격적 예산 낭비를 일부 확인했으니 들어보라"면서 아프리카 남부에 위치한 왕국 레소토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도 들어본 적이 없는 아프리카 나라 레소토의 LGBTQI+(성소수자 집단)를 증진하기 위한 800만달러(약 116억원)"라고 말했고, 이에 일부 청중은 폭소하기도 했다.
이에 음포트호아네 장관은 레소토 주재 미국 대사관의 자금을 받는 일부 시민 단체가 실제로 LGBT+ 공동체를 지원하려고 활동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성소수자 지원이 전부가 아니고, 레소토의 보건과 농업 부문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 기조에 따라 해외원조를 예산 낭비로 보고 전 세계에 지원되는 수십억 달러를 삭감한 바 있다. 음포트호아네 장관은 "미국 대통령의 원조 삭감 결정은 그 사람의 권한이니 받아들여야 하지만, 우리나라를 그렇게 언급하는 게 참 불쾌하다"고 했다.
음포트호아네 장관은 원조에 의존한 보건 부문에서 당분간 충격을 느끼겠지만, 레소토 정부는 자립을 강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음포트호아네 장관이 우려한 바와 같이 레소토의 시급한 문제는 열악한 보건으로 꼽힌다. 이 나라 국민 5명 중 1명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로, 세계에서 HIV 감염자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레소토의 HIV 대처를 돕기 위해 2006년 이후 10억달러(약 1조4500억원)가량 지원을 약속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