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가면 '갈치구이' 필수인데…"이제 안 팔아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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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가 안 잡혀요"
어획량 급감…수온 상승 여파
로컬(지역) 맛집에서는 큼지막한 갈치 한 마리를 통으로 구워 내놓곤 했지만 이젠 수급이 어려워져 메뉴판에서 사라질 정도다.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 직장인 이모 씨는 몇 년 전 갔던 갈치구이 맛집을 다시 찾았지만 “이젠 팔지 않는다”는 주인의 답변을 들었다. 다른 식당에서도 갈치구이를 주문했지만 수입산 갈치만 취급했다.
9일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갈치 위판량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는 제주도 내 7개 수협 가운데 5개 수협(서귀포·성산포·제주시·모슬포·한림수협)은 지난해 갈치 위판량이 전년(2023년) 대비 10~40%대 급감했다. 감소폭은 수협마다 조금씩 달랐지만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할 만큼 확연한 감소세다.
주요 산지인 이들 제주 지역 5개 수협에선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 말까지 갈치 위판액이 전년 동기 대비 128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로 여름철에 많이 잡히는 갈치의 적정 서식 온도는 25도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역대급 폭염이 덮친 지난해 여름 한때 제주 해역 표층 수온이 30도를 웃돌 만큼 뛴 여파에 어획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수협 조합 관계자는 “작년부터 갈치 어획량이 많이 줄어 어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온난화로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 갈치 자원 자체가 감소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