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규모 가자 공습…휴전 깨지나
입력
수정
지면A10
민간인 사망자 330명 넘어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일방적으로 휴전 합의를 파기했다며 반발했다. 가자지구 휴전이 무산되고 양측 간 교전이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마스 "협상 파기" 반발
美 "이스라엘과 사전 협의"
이스라엘 총리실은 17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내 하마스를 겨냥한 ‘강력한 조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거듭 거부하고 휴전 협상과 관련한 제안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아 공격을 명령했다”며 “이스라엘은 지금부터 하마스에 대한 군사 대응을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성명에서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거부하고 이스라엘에 해를 끼치겠다고 위협하는 가운데 우리는 가자지구 전투에 복귀했다”며 “인질이 모두 귀환하고 전쟁의 모든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매체들은 이스라엘군이 이날 오전 2시께 가자지구 전역에 걸쳐 고위급 지휘관, 땅굴, 무기 저장고 등 하마스 목표물 수백 개를 노린 광범위한 공습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 19일 휴전 발효 후 최대 규모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가자지구 전역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최소 330명 이상이 숨졌다. 부상자도 다수 발생했다. 가자지구 민방위국은 사망자 대부분이 어린이, 여성, 노인이라고 주장했다. 가자시티 북부의 한 건물이 공격을 받았고 가자 중부 데이르알발라에서는 주택 세 채 이상이 폭격당했다. 가자지구 내 주요 도시인 칸유니스와 라파에서도 공습 피해가 보고됐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를 파기했다”며 “가자지구에서 억류 중인 인질 59명의 운명이 불확실해졌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백악관은 이번 가자 공습과 관련해 이스라엘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마스, 후티, 이란 등 이스라엘이나 미국에 테러를 일으키려는 모든 이는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며 지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예루살렘포스트, 와이넷 등 이스라엘 언론은 “가자지구 휴전이 끝났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올해 1월 휴전에 합의했다. 1단계 휴전은 42일간 유지된 뒤 이달 1일 종료됐다. 이후 양측은 휴전 연장을 위해 협상을 벌여왔다. 이스라엘은 1단계 휴전을 50일 연장한 뒤 남은 인질의 절반을 먼저 석방하고 영구 종전에 합의하면 나머지 인질을 풀어주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마스는 인질 전원을 먼저 석방하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철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