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도 과거 87% 폭락…분산 투자로 불확실성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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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한경 머니로드쇼
서상원 우리銀 컨설팅 팀장
단기 변동에 일희일비말고
장기적 투자 전략 세워야
주식·채권·金으로 분산
투자 방향 따라 조정을
ETF 활용한 투자도 유망
자산 비중, 주기적 조정해야
서상원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포트폴리오컨설팅 팀장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5 한경 머니로드쇼’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위험을 분산해야 수익률과 안정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서 팀장은 “단기적인 가격 변동에 일희일비하는 대신 장기적인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투자자에게 인기가 많은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도 주가가 등락을 수없이 반복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서 팀장의 설명이다. 그는 “대표적인 인공지능(AI) 수혜주인 엔비디아도 줄곧 상승세를 유지한 것처럼 보이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02년 87.2%, 2008년 79.3%, 2022년 62.8%의 최대 하락률(MDD·맥스 드로다운)을 기록한 적이 있다”며 “개별 주식 투자의 성과는 버팀과 인내의 결과”라고 말했다.
장기 투자와 함께 분산 투자 원칙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게 서 팀장의 조언이다. 그는 “포트폴리오 분산 투자 원칙은 70년 전에 완성된 이론”이라며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들에 분산해서 자금을 투입해야 최적의 투자 체제를 구성할 수 있다”고 했다.
서 팀장은 엔비디아와 미국 생활용품 제조업체인 프록터앤드갬블(P&G) 투자 사례를 예로 들어 분산 투자 효과를 설명했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엔비디아와 P&G에 몰빵 투자한 경우 연간 수익률은 각각 10.92%, 7.09%에 그쳤다. 엔비디아와 P&G를 절반씩 나눠 투자했을 때 연간 수익률은 20.33%에 달했다. 당시 2000년 닷컴버블과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의 여파로 하락장이 장기간 유지된 만큼 오히려 분산 투자가 수익성 측면에서 더 효과적이었다는 뜻이다. 서 팀장은 “상승장에서는 분산 투자 효과가 체감되지 않을 수 있다”며 “다만 경기 침체가 심화하는 불황기에는 분산 투자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말했다.
자산 배분 전략을 구사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주식, 채권, 예금, 부동산, 금,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군에서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에 분산해 투자하고 일정한 주기마다 투자 비율을 조정하는 전략이다.
서 팀장은 “주식 55%, 채권 35%, 금 10%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포트폴리오에 대체투자 상품을 추가하면 주식, 채권만 담을 때보다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며 “만약 수익률을 더 높이려면 주식 비중을, 안정성을 더 높이려면 채권 비중을 늘리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급격하게 상승한 금값이 부담이라면 원자재, 리츠 등 다른 대체투자 상품 매수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분산 투자도 유망하다고 봤다. 그는 “시중에 출시된 상품군이 풍부한 만큼 개인별 투자 성향과 투자 목표에 맞는 ETF를 잘 살펴봐야 한다”며 “미국의 ‘SPY’나 ‘QQQ’처럼 세계적으로 알려진 ETF를 매수하는 것도 안정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 은퇴 시점을 고려해 생애주기별로 자산을 배분하는 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 상품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기적으로 자산 리밸런싱(비중 조정)에 나설 것도 추천했다. 그는 “자산 리밸런싱은 1년마다 건강검진을 받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라며 “아무리 경험이 많은 투자자라도 전문가를 통한 자산 리밸런싱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장현주/신연수 기자 blacksea@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