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커진 증시…큰손들, 후순위채에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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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여간 1조 가까이 순매수고금리 후순위채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로 안정적인 고정수익 증권 투자에 관심이 커진 결과다.
올 보험사 후순위채 3.9조 발행
평균 발행 금리 연 4.6%로 높아
이 기간 개인 순매수 상위 다섯 개 종목이 모두 보험사 후순위채다. 종목별로 ABL생명보험 제5회 후순위채가 90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KB손해보험 제3회 후순위채(823억원), 한화생명보험 제8회 신종자본증권(546억원), 흥국화재 제5회 신종자본증권(542억원), 흥국생명보험 제9회 후순위채(442억원) 순이었다.
후순위채는 파산 또는 청산 시 선순위채를 모두 갚은 뒤 남은 돈을 상환받을 수 있다. 그만큼 고위험을 감수하는 대가로 선순위채보다 1~2%포인트가량 높은 이자수익을 챙길 수 있다. 지난달 현대해상은 발행금리 연 4.1%에 800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NH농협손해보험도 지난달 연 4.1% 금리에 후순위채 2000억원을 발행했다. 현재 연 2% 수준인 은행 정기예금 이자의 두 배 수준이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발행한 보험사 후순위채의 경우 금융당국 요구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인 만큼 우수한 신용등급의 상품이 많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국내 보험사의 후순위채 발행 규모는 누적 3조9250억원에 달한다. 평균 발행 금리는 연 4.6%다.
다른 채권 상품과 마찬가지로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서울 강남권 한 프라이빗뱅커(PB)는 “자산가들이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자 비교적 높은 금리의 채권 상품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보험사 후순위채는 금융당국이 기본자본(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을 제외한 가용자본) 중심 평가를 강화하면 발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양현주 기자 hjyang@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