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소리로 만든 국악관현악...경쟁력 강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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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60주년 맞은 서울시국악관현악단“국악은 자연의 재료로 만든 악기에서 울려퍼지는 소리예요. 쇠, 돌, 실, 대나무, 박, 흙, 가죽, 나무 등 8가지가 그 재료들이죠. 작곡가들은 이러한 자연의 소리를 구현하기 위해, 그리고 높은 예술성을 유지하면서도 관객과 동떨어지지 않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오는 18일 세종문화회관서 기념공연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1965년에 창단한 국내 최초 국악관현악단이다. 이번 공연은 악단이 걸어온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국악의 확장 가능성을 실험하는 연주로 채워진다.
1부에선 작곡가 김영동이 1982년 발표한 국악관현악 ‘단군신화’를 시작으로 국악관현악과 가야금 명인 김일륜이 협연하는 ‘침향무’를 선보인다. 2부에선 뮤지컬 배우 카이가 출연해 국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너의 아리랑’과 ‘아름다운 나라’를 부를 예정이다.
이후 국악관현악 두 곡이 처음 공개된다. 애잔한 멜로디의 ‘상주 아리랑’을 바탕으로 한 ‘미월(眉月·눈썹처럼 생긴 초승달)’이 첫 순서다. 미월을 만든 최지혜 작곡가는 “어렸을 때 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던 것처럼, 우리나라가 평안해지고 국민들도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다”며 “국악기와 함께 비올라, 첼로, 트럼본, 튜바 등 추후 연주 때는 빠져도 되는 서양 악기군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국악은 작곡가들 사이에서도 특히 어려운 분야다. 서양 악기보다 개성이 강한 국악기를 하나의 음악으로 엮어야 하기 때문. 서양음악을 전공한 이지수 작곡가는 “서양 오케스트라는 대부분 모양과 음색이 비슷한 현악기로 구성돼 있지만 국악은 악기마다 존재감이 세서 하나로 뭉치기 힘들다”고 했다. 대신 “비브라토(Vibrato, 소리의 떨림)가 세고 자유로움이 많은 악기”라는 장점도 분명하다.
이승훤 단장은 이런 국악의 매력을 널리 알리며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악이 대중과 멀어졌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에요. 이제는 연주자와 기획자 모두, 높은 수준을 담보하면서도 관객과 멀어지지 않는 국악은 무엇인지 깊게 고민해야 해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국악계 프론티어(개척자)’로서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입니다. 그게 바로 국악이 살아남는 길입니다.”
허세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