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대선 해볼 만하다"…국민의힘의 근거 들어보니 [정치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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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진영 내 희망론, 현실성 있나 살펴보니
이들이 상황을 희망적으로 해석하는 데는 크게 두 가지 근거가 있습니다. △최근의 여론조사가 보수층의 민심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것과 △국민의힘 후보 선출 이후 한덕수 총리와의 단일화를 통해 '역전'을 꿈꿔볼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다수의 인사들이 "이재명이 대통령이 될 확률이 85% 이상"이라고 점치는 상황에서 나온 국민의힘 내부의 낙관론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당내 인사들이 인용 확신파와 기각파로 나뉘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셈입니다. 이들의 주장에는 어떤 근거가 있을까요.
"최근 여론조사에 보수층 과소 표집…실체 격차 적다"
우선 '여론조사 과소 표집' 주장에 대해 살펴볼까요. 일부 국민의힘 인사들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수층이 과소표집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절망한 지지층이 여론조사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보수층의 과소표집되었다는 주장입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선거가 한창일 때는 반대로 '보수층 과대표집' 논란이 있었습니다. 민주당은 '정권 교체 대 정권 연장'을 물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응답이 비등하고, 윤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회복세를 보이자 여론조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각종 세미나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반대로 국민의힘 측에서 여론조사 결과에 물음표를 제기한 것인데, 여론조사 결과가 불리하면 '오류'라고 지적하는 행태가 단순히 반복되고 있는 셈입니다.
"'反이재명 빅텐트'로 역전 시나리오…노무현·정몽준처럼"
또 다른 '역전의 시나리오'는 경선 초반 지지율 2%에서 시작해 대통령에 당선된 '노무현 모델'입니다. 이는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직접 언급하기도 한 시나리오이기도 합니다.
홍 전 시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몽준 후보와 극적인 단일화를 이룬 뒤 승리한 2002년도 대선에 대해 언급하며 "그때 이회창 후보는 지금 이재명 후보보다 지지율이 더 높았다. 나머지 민주당 후보들은 노무현 후보가 (지지율) 2%에 출마했다"며 "1강 후보라 하더라도, 그 후보가 대통령감으로 적절하지 않을 때는 50일 만에 뒤집어질 수가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반론이 나옵니다. 국민의힘 후보 중 당시 노무현 후보와 같은 '상품성' 좋은 정치인이 없고, 국민의힘 후보와 한덕수 총리와의 단일화 효과는 아무런 파급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런 당내 낙관론에 대해 "말도 안 되는 희망 회로"라면서 "19대 대선에 비해 정당 지지율 격차가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희망을 가지면 안 된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덕수 총리를 너무 빨리 띄웠다"며 '의외성 부재'로 정치적 충격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이재명이 대통령이 될 확률이 90% 이상이라고 본다"며 "10%의 가능성은 예측할 수 없는 변수에 있는데, 그건 바로 이재명 전 대표가 민주당 후보가 될 거라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