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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위기, 美 생산으로 돌파…중남미서 의류 수직계열화 눈앞"

불황 이기는 人터뷰
'트럼프 2기' 최적 생산전략 마련…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

'메이드 인 USA'로 현지 공략
작년 인수한 美 업체 적극 활용
캐주얼 이어 요가·운동복 확장
150조원 액티브웨어 시장 조준

과테말라서 제조과정 '원스톱'
"패션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것"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은 “미국 정부의 관세와 리쇼어링 정책에 맞게 최적의 생산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이 서울 홍익대 아트앤디자인밸리에서 회사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긴 했지만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생산시설을 옮긴 한국 제조업체들은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해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그러나 의류 전문 수탁생산업체인 한세실업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미국의 자국중심주의를 대세로 보고 미리 공급망을 재편해왔기 때문이다.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은 “아직까지 베트남 생산 비중이 전체의 60%일 정도로 높지만 미국과 중남미로 생산기지를 이전할 준비를 마쳤다”며 “2기 트럼프 행정부를 효과적으로 공략해 보겠다”고 자신했다. 좀처럼 언론에 등장하지 않는 김 부회장의 ‘트럼프 시대 생존법’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상호관세에 어떻게 대응할 계획입니까.

“지난해 인수한 미국 섬유 제조업체 텍솔리니를 적극 활용할 겁니다. 미국 내 생산을 점차 늘리면서 텍솔리니가 강점을 보이는 요가복, 운동복 같은 액티브웨어 시장에 진출할 생각입니다.”

▷한세는 캐주얼, 스포츠 의류 중심인데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3년 안에 액티브웨어 비중을 전체 매출의 30%까지 높이려 합니다. 2027년 미국 액티브웨어 시장만 해도 150조원이 넘을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 생산만으로 부족할 것 같습니다.

“중남미 생산기지를 더 늘릴 예정입니다. 2022년 시작한 ‘중남미 수직계열화 프로젝트’를 더 빨리 추진할 겁니다. 내년 상반기 과테말라 복합단지 공사가 마무리되면 한세실업의 첫 방적공장이 가동됩니다. 하루에 2만5000㎏의 원사를 생산해 이 원사를 편염직 법인에서 원단으로 가공하면 빠르게 옷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이곳에선 100% 미국산 면화를 사용해 미국발 원산지 증빙 리스크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수직계열화가 되겠네요.

“맞습니다. 기존에는 디자인부터 원단 제조, 염색, 봉제, 생산, 물류까지만 했는데 디자인과 원단 사이의 원사 제조(방적) 시스템까지 갖추게 되는 겁니다. 당연히 비용을 절감할 수 있죠. 외부 리스크를 대비해 공급망을 추가 재편하는 데도 강점으로 작용할 겁니다.”

▷한세의 다른 강점이 있나요.

“디자인이죠.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으로 시작해 ODM(제조업자개발생산)으로 진화할 수 있었던 건 미국 뉴욕과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에 자체 디자인 오피스를 둔 덕분입니다. 국내 의류 제조사 중 처음으로 가상 디자인(VD) 전담팀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팀의 역할이 뭔가요.

“글로벌 트렌드를 읽고 고객사에 디자인을 먼저 제안하는 일입니다. 3차원(3D) 가상 의류 샘플도 만들고요. 샘플 단계에서 실제 원단의 질감과 무늬, 색상을 정교하게 구현할 수 있습니다. 원단 폐기물뿐 아니라 제작 시간, 포장재, 운송 연료 등을 획기적으로 줄였죠.”

▷일반 패션 OEM과는 다르네요.

“ODM은 OEM과 달리 매년 사계절 옷을 각기 다른 스타일로 빠르게 공급해야 합니다. 스타일별 원부자재도 수만 가지를 신속히 교체해야 하죠. 과거 저렴한 가격에 제때 공급하기만 했던 OEM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제조 경쟁력이 강해야 할 것 같습니다.

“2015년부터 자체 개발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 ‘햄스’(HANSAE Advanced Management System)를 도입했습니다. 제조 공정별 문제를 빠르게 파악해 생산량과 재고량을 정교하게 관리하고 있죠.”

▷디지털 전환(DX)이 필수일 것 같은데요.

“그럼요. 무인 자동배송 로봇(AGV)을 도입해 최대 600㎏에 달하는 원단을 빠르게 운반할 수 있습니다. 자동 재단 기계도 들여왔고요. 햄스 도입 이후 생산성이 15% 개선됐습니다.”

▷거래처가 더 늘었겠네요.

“타깃, 월마트 등 미국 대형 유통업체 의류뿐 아니라 중고가 의류 브랜드인 칼하트의 옷도 제작합니다. 갭, 올드네이비, H&M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와는 수십 년 동안 거래하고 있습니다.”

▷오래가는 비결이 뭔가요.

“글로벌 브랜드들은 믿고 맡길 수 있는 회사와 거래하고 싶어 합니다.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한세실업과 파트너십을 맺는 이유죠. 패션으로 세상을 바꾸자는 제 철학을 꼭 이룰 겁니다.”

▷심오한 철학이네요.

“옷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더 좋은 조직문화를 만들면 좀 더 나은 세상이 되는 데 일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내에 피플앤컬처(PNC)팀을 운영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죠.”

▷그 팀은 무슨 일을 하나요.

“어떻게 하면 우리 회사 문화를 개선할 수 있을지만 연구합니다. 일하기 좋은 기업이라는 것도 차별점이 될 겁니다.”

▷향후 목표가 있나요.

“15억달러(약 2조원) 수준인 연 매출을 2029년 두 배(30억달러)로 늘리는 게 목표입니다. 미국 리쇼어링 정책에 맞춰 현지 생산을 늘리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익환 부회장은…

△1976년 서울 출생
△2003년 고려대 철학과 졸업
△2008년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LG유통(현 GS리테일) 입사
△2003년 아베크롬비앤드피치 입사
△2004년 한세실업 경영지원팀
△2020년 부회장

민지혜 기자 spop@www5s.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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