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현대 조합한 美 발레, 13년 만에 韓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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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발레시어터 내한공연
GS아트센터서 24~27일 공연
서희 등 한국 무용수 5명 참가
재피 감독 "테크닉·과감함 훌륭"
컨템포러리 발레 작품도 준비됐다. 지난해 초연한 ‘변덕스러운 아들’과 ‘라 부티크’까지 ABT의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22일 GS아트센터에서는 수전 재피 ABT 예술감독(사진), 베리 휴슨 경영감독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휴슨 감독은 “ABT가 한국을 자주 찾게 되길 바란다”며 “이번 공연에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기리는 의미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피 감독은 레퍼토리에 고전과 현대 발레를 섞은 이유에 대해 “고전 발레와 컨템포러리 발레가 조합된 다양하고 유연한 공연이 관객 입장에서 더 흥미롭고 신선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오늘은 고전 발레, 내일은 현대 발레 무대에 오를 수 있을 정도로 ABT 무용수들이 얼마나 유연하고 넓은 역량을 지녔는지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2022년 부임한 재피 감독은 ABT 역사상 첫 여성 예술감독이다. 그는 이날 무용계의 다양성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재피 감독은 “과거에는 대부분의 예술감독과 안무가가 남성이었다”며 “점점 인식이 바뀌어 여성과 유색 인종 안무가들의 엄청난 재능이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ABT도 다양하고 재능있는 무용수들을 모아 유연하고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ABT는 수석무용수에 흑인 여성인 미스티 코플랜드를 임명하는 등 무용계의 다양성을 실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공연에는 16명의 수석무용수를 포함해 ABT 단원 104명이 참여한다. ABT의 스타 무용수 이저벨라 보일스톤부터 수석무용수 서희와 안주원 등이 무대에 오른다. 솔리스트 한성우와 2022년 코르드발레(군무)를 거쳐 9개월 만에 솔리스트로 초고속 승급해 화제를 모은 박선미, 코르드발레 서윤정 등 5명의 한국 무용수가 참가한다.
ABT 최초 동양인 수석무용수인 서희는 “지난 20년이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며 “오랜 시간 한눈팔지 않고 장인처럼 열심히 발레만 했다는 사실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입단한 후 한국 무용수 후배들이 많아져 기쁘다”며 “후배들을 도울 수 있는 위치에 있어 행복하고, 더 많은 한국 무용수가 ABT에 입단해 한국 무용수들이 서로 돕고 격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희는 2005년 ABT 수습단원으로 들어가 올해 입단 20주년을 맞았다.
재피 감독은 “한국의 어린 무용수들이 ABT로 모여들고 있다”며 “그들의 공통점은 테크닉, 예술성, 과감함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공연에서 2인무 ‘네오’를 선보이는 수석무용수 보일스톤은 자신의 남편이 한국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 사람이 따뜻하고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음식을 좋아해서 며칠간 한국에서 보낼 시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구교범 기자 gugyobeom@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