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실적 곤두박질치자…머스크 "5월에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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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절반 "테슬라 비호감"…1분기 순익 70% 급감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글로벌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올해 1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부상한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판매량에 타격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 이슈에 발목이 잡히자 머스크 CEO는 ‘테슬라 복귀’를 예고했다.
전기차 캐즘·불매운동 확산
자동차 매출 20% 줄어들어
머스크 "DOGE 중요한 일 끝내
내달부터 사업에 집중할 것"
복귀 암시 후 테슬라 주가 뛰어
◇테슬라 자동차 매출 20% 감소
테슬라는 매출 감소 원인으로 차량 인도 실적 부진, 모델Y 신제품 생산 준비를 위한 4개 공장 생산라인 개편, 차량 평균판매가격(ASP) 인하 등을 꼽았다. 인공지능(AI) 프로젝트 투자가 늘어난 점도 수익에 타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급변하는 무역 정책이 테슬라와 경쟁사의 글로벌 공급망과 비용 구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자동차와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테슬라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을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에서 생산하지만, 멕시코 등 이웃 국가에서 주요 부품을 조달하고 있다.
외부 시각은 다르다. 외신들은 실적 부진의 주요 배경으로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확대된 머스크 CEO의 국내외 정치 활동을 지목했다. 머스크 CEO가 미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서 연방기관 지출 삭감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테슬라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경제매체 CNBC는 지난 9~13일 미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47% 이상이 테슬라에 부정적이었다고 이날 보도했다.
머스크 CEO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약 50%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 비호감도가 높았다. 머스크의 순(純)지지도(긍정 비율에서 부정 비율을 뺀 수치)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82로 극히 낮았다. 무당층에서 -49,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56이었다. CNBC는 “요즘 일반 대중과 투자자의 공통점은 테슬라 및 머스크에게 큰 호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올 들어 미국에서는 테슬라 매장 습격, 테슬라 차량 및 충전소 방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머스크 CEO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며 테슬라 차량을 헐값에 매각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머스크 복귀 신호’에 주가 급등
실적 부진에 부담을 느낀 머스크 CEO는 다음달부터 정부 업무를 줄이고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정부 내에서 DOGE의 주된 작업이 대부분 끝났다”며 “다음달부터 그 작업에 할애하는 시간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다만 DOGE 수장 사임엔 선을 그었다. 머스크 CEO는 “우리가 막은 낭비와 부정이 다시 몰아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1주일에 1~2일은 정부 업무에 할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테슬라 실적에 악영향을 준 관세 정책과 관련해선 “관세 인하를 계속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머스크 CEO는 최근 시장에서 제기되는 테슬라 위기론을 일축했다. 그는 “회사 미래에 대해 극도로 낙관적”이라고 자신했다. 테슬라는 당초 계획대로 6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 관해서는 “올해 말 수천 대를 제조하기 시작해 4년 내에 연간 100만 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테슬라에 집중하겠다는 그의 발언이 나오자 시장은 안도했다. 올 들어서만 37% 급락한 테슬라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4.6% 뛴 데 이어 시간 외 거래에서도 상승 출발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