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월 해임 안 해, 대중관세 내릴 것"…세계증시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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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 갈등 완화 기대에 아시아증시 일제 상승
금가격 급락, 미 장기국채 금리 내려
23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파월에 대한 공격으로 달러와 미국 채권, 주식 매도가 심각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전 날 파월 해임 계획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또 대중 관세가 145%에 근접하지 않는 수준에서 중국과 합의하고 싶다는 의사도 밝혔다.
아시아 시장이 하룻밤 사이에 급등했다. 일본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225는 1.89% 상승했다.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1.57% 올랐다. 미·중 무역 갈등 완화 기대로 홍콩 항셍지수는 2.3% 오르고 대만 가권지수는 4.5% 폭등했다.
유럽 시장의 스톡스600 지수는 1.9% 상승했다. 파월에 대한 위협 철회와 미중 무역 마찰 완화에 대한 기대가 전세계 시장에 확산됐다.
미국 통화와 재정에 대한 신뢰성 하락으로 하락세를 지속해온 장기 미국채와 달러도 상승으로 돌아섰다.
달러는 트럼프의 파월에 대한 위협 철회 직후 엔화에 대해 1.1% 이상 급등했으나 유럽 시장 거래가 시작되면서 상승폭을 축소했다. 엔화는 달러당 142.82에 거래됐다.
10년물 미국채 금리는 이 날 5베이시스포인트(1bp=0.01%) 떨어진 4.336%를 기록했다. 30년 국채 수익률은 7.5bp 하락해 4.804%를 기록했다. 반면 투자자들이 트럼프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인하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 2년물 국채 금리는 3bp 올랐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전 날 장중에 3,500달러를 돌파했던 금값은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가 줄고 이익 실현이 늘면서 2.5%이상 급락, 온스당 3,33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국 증시는 전 날의 강세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표준시로 오전 5시에 S&P500 지수 선물은 2% 올랐다. 나스닥100 선물은 2.4%, 다우선물도 1.5% 올랐다. 테슬라 주가는 일론 머스크CEO가 미국정부에서 일하는 것을 대폭 줄이겠다고 밝히면서 전 날의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에도 개장전에 6% 올랐다.
전 날 늦게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를 불러 일으킨 발언에서 한 걸음 물러섰다. 중국과의 갈등 역시 “최종 관세는 145% 근처에도 못미칠 것”이라며 완화된 표현을 썼다.
시장 관계자들은 “아직 초기단계지만 미국(자산) 매도분위기가 일부 반전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즉흥적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언제든 말을 뒤집는 트럼프의 성향상 언제든 시장에 불확실성이 조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관세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진 가운데, 트럼프의 금리 인하 압력이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해왔다.
제프리스의 전략가 모히트 쿠마르는 그러나 아직까지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으로 몰려들 만큼 큰 그림은 바뀌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쿠마르 전략가는 “미국 증시의 변동성은 지속될 것이며 기관들은 매도가 발생하면 유럽과 아시아 주식을 늘릴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시장에서는 겸손하고 민첩하게 대응하며, 장기적인 관점에 집중하고 뉴스를 중심으로 거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위험 심리가 전반적으로 개선되면서 유가는 큰 폭의 하락을 일부 회복했다. 브렌트유는 1.6% 상승한 배럴당 68.50달러를 기록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