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적대 정책에도 미국 전기차 시장 확대
입력
수정
올 1분기 전체 자동차 판매 정체속 EV만 10.6% 증가
1년새 약20종 새 EV모델 출시,테슬라 점유율 감소
EV 성장세에 관세가 최대 위험 요인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인용한 콕스 오토모티브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29만 4,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10.6% 증가했다. 1분기는 자동차 판매가 비교적 저조한 시기이다. 트럼프 정부가 청정에너지 인센티브를 없애고 배출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중에도 EV 증가 추세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가격이 저렴하고 주행거리가 긴 모델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미국인들이 배터리로 구동되는 자동차와 트럭을 점점 더 선호하고 있다. 또 내연기관 차량보다 비쌌던 가격 차이도 축소돼 EV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것도 수요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미국내 최대 EV 판매업체인 테슬라는 2년간 시장 점유율이 약 65%에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이는 일론 머스크에 대한 소비자의 반발과 더불어 경쟁사들이 매력적인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테슬라는 1분기에 미국내 판매가 9% 줄었는데 경쟁 브랜드들 EV 판매는 32% 늘어났다. 테슬라의 고통이 다른 자동차업체 EV판매에 도움을 준 셈이다. 폴스타 같은 회사는 테슬라를 팔고 새로운 전기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약 5천달러씩 할인을 제공했다.
최고경영자(CEO)일론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활동으로 연방직원들의 해고를 진행하면서 이에 반발한 미국내 소비자들의 보이콧이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보이콧은 유럽으로까지 확산됐다. JP모건은 이를 ‘전례 없는 브랜드 훼손’으로 규정했다.
새로운 전기차 모델의 잇따른 출시도 테슬라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 출시된 63 종의 배터리전기차와 트럭 중 4분의 1은 1년 전에는 없던 모델이다. 콕스 오토모티브의 산업 분석 이사인 스테파니 발데스 스트레티는 "미국 EV 시장도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전기차 대부분은 혁신적인 모델에 전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에서 출시되고 있다. 콕스 오토모티브는 전기차와 내연기관자동차및 트럭간의 가격 차이가 올들어 5,000달러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제너럴 모터스는 올해 말 쉐보레 볼트를 3만 달러 정도의 가격에 다시 부활시킬 계획이다. 메리 바라 CEO는 “고객에게 선택권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적으로 배터리EV 는 2,200만대가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대비 30% 증가한 것이다. 미국에서도 배터리 EV판매량은 31.5% 증가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동차 업체들은 올해 관세와 공급망 문제로 EV 판매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작년 미국에서 판매된 150만 대의 EV중 3분의 1이 넘는 물량이 수입됐다. 이들은 25%의 관세를 부과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관세로 수입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이 58%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재규어 랜드로버와 아우디는 특정 모델의 미국 수출을 중단했다.
5월 3일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수입 배터리와 부품에 부과되는 관세 문제도 EV시장 성장을 위협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약 70%가 중국에서 수입된다. 이는 최대 73%의 관세 적용 대상이다. 관세로 일부 EV 모델이 비싸지거나 아예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트럼프의 무역 전쟁에 가장 적게 노출된 자동차 제조업체는 미국 판매량을 전량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공장에서 생산하는 테슬라이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판매분중 87.6%, 기아는 76.3%를 미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테슬라는 그러나 이 밖에 다른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트럼프 관세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EV 제조업체는 현재까지는 포드와 제네럴모터스, 스텔란티스가 소유한 닷지와 크라이슬러로 보인다. 미국내에서 가장 인기있고 저렴한 전기차 모델인 포드의 머스탱 마하-E와 시보레 이쿼녹스 전기차는 모두 멕시코에서 생산된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