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험 강화 나선 교보생명, 지주사 전환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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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저축은행 인수 추진'
수신업 갖춘 저축은행 인수로
금융사 포트폴리오 다각화나서
신창재, 초우량 SBI저축銀 '찜'
교보 풋옵션 분쟁때 우군 역할도
양사 협력관계 더 끈끈해질 듯
◇비보험 포트폴리오 강화
최근 저축은행 업황은 좋지 않다. 작년 국내 79개 저축은행은 397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그동안 저축은행이 집중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서 대거 부실이 발생한 탓이다.
하지만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예외였다. SBI저축은행의 작년 연체율은 4.97%로 업계 평균(8.52%)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 2·3위 사인 OK저축은행(9.05%), 한국투자저축은행(8.13%)보다도 낮다. 일본계 SBI홀딩스가 최대주주인 SBI저축은행은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를 반면교사로 삼아 PF 대출을 거의 취급하지 않았다. 그 덕에 회사는 작년에도 808억원 흑자를 냈다.
SBI저축은행의 전신은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다. 2010년대 초반 저축은행 사태가 벌어지자 SBI홀딩스는 부실 상태이던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2013년 인수했다. 이후 SBI홀딩스는 유상증자 등을 통해 총 1조3000억원 자금을 투입했다. SBI저축은행의 작년 말 자기자본은 1조8995억원, 자산 규모는 14조289억원으로 업계 1위다. 자산만 보면 제주은행(7조4365억원)보다 많고 전북은행(23조5338억원), 토스뱅크(29조7291억원)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내년까지 지주사 전환 완료 목표
교보생명은 초우량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을 인수해 금융사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교보생명은 SBI홀딩스로부터 1~2년에 걸쳐 50%대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를 계획이다. 인수하는 지분 가격은 약 1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SBI홀딩스 측과 협상 중이지만 지분 인수 규모 등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이번 거래로 교보생명과 SBI홀딩스 간 우호적 협력 관계가 한층 강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신창재 회장과 기타오 요시타카 SBI그룹 회장은 오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BI홀딩스는 올해 3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교보생명 지분 9.05%를 매입하며 신 회장과 재무적투자자(FI) 간 풋옵션 분쟁을 해결하는 데 기여했다. SBI홀딩스는 추가 매입을 통해 총 20%의 교보생명 지분을 확보할 방침이다.
교보생명은 금융지주사 전환과 IPO 등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올 상반기 금융위원회에 금융지주사 전환 인가를 신청하고 내년까지 지주사 체제 전환을 완료할 계획이다.
서형교 기자 seogyo@www5s.shop